인간적인 변호사들의 꿈과 사랑

중앙일보

입력

SBS는 '아름다운 날들' 후속으로 다음달 6일부터 변호사들의 일과 사랑을 그린 16부작 수목드라마 '로펌' (연출 정세호.극본 박예랑.밤 9시55분) 을 방송한다.

제작진은 "기존의 드라마에서 변호사들은 매우 정의롭거나 인간의 한계를 넘어설 정도로 자비롭게 그려졌다" 며 "이번에는 아주 사소한 일에도 화를 내는 등 인간적인 측면이 강한 변호사의 모습을 보여주겠다" 고 설명했다.

그런 기획대로 주인공인 다섯 명의 변호사들은 모두 개성이 강하다.

해병대 출신인 아버지를 닮아 저돌적이고 우직하며 심성이 곧은 정영웅(송승헌) , 모든 행동에 돈을 앞세우는 최장군(소지섭) , 밝고 맑은 성격에 꾸밈이 없는 박정아(김지호) , 도도하고 차갑지만 뛰어난 언변을 자랑하는 윤진(서정) , 일곱번만에 사시에 합격한 의지의 사나이 한통령(변우민) 이 그들.

이야기는 이 인간적인 변호사들이 각기 다른 곳에서 일하다 우여곡절 끝에 함께 법률회사 '법촌' 을 만들면서 겪게 되는 사건을 축으로 한다.

최근 사법고시 합격자가 늘어 판.검사 임용이 예전처럼 쉽지 않자 개인 사무실을 차리거나 로펌(법률회사) 에 들어가는 사람이 늘고 있는 법조계의 현실을 반영할 계획이다.

그래서 제작진은 "사건 현장을 발로 뛰는 주인공들을 통해 법은 언제나 선량한 대다수를 위해 존재한다는 법의 기본정신을 조명하고 변화하는 변호사의 모습을 보여주겠다" 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하지만 일반인들이 법조계를 보는 시각이 그처럼 곱지만은 않은 게 현실이다. 수임료를 밝히고 힘없는 자를 무시하는 일부 법조인들 때문이다.

이같은 세간의 인식과는 상당히 거리가 느껴지는 변호사들의 모습을 보여줄 이 드라마의 성공은 전문직 종사자의 활동상을 얼마나 실감나게 그려내느냐에 달려 있다.

전문직 드라마를 표방한 다른 작품들이 대개 멜로물로 변질되거나 한 직종의 화려한 측면만 부각했던 실수를 저지르지 않아야 시청자들의 공감을 끌어낼 수 있다는 뜻이다.

정세호PD는 '청춘의 덫' '홍길동' '경찰특공대' 등을 연출했으며, 박예랑 작가는 '여자만세' '마지막 전쟁' '사랑의 전설' 등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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