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자기부상열차 중국 진출 가속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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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교통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는 독일 트란스라피드(자기부상열차)의 중국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독일 트란스라피드 컨소시엄은 지난해말 상하이(上海)시내와 푸둥 공항을 연결하는 35㎞ 구간에 트란스라피드를 건설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현재 공사가 진행중에 있으며 최근에는 베이징(北京)시내와 공항을 연결하는 26㎞구간에 트란스라피드를 설치하는 계획이 논의되고 있다.

또한 독일과 중국은 23일 베이징에서 트란스라피드 기술 협력협정을 체결함과 동시에 베이징과 상하이간 1천300㎞ 구간에 트란스라피드를 건설하는 문제에 대한 논의를 시작함에 따라 중국 교통체제가 트란스라피드를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특히 베이징-상하이간 구간 건설이 확정될 경우 트란스라피드 기술의 중국 이전이 활발하게 논의될 것으로 보이며 아시아 지역의 트란스라피드 수출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해 7월 주룽지(朱鎔基) 중국 총리의 독일 방문을 계기로 양국간 트란스라피드 합작사업이 급진전을 보인 이후 양국은 관계 장관 및 전문가들의 잇따른 교환 방문을 통해 트란스라피드 건설 및 기술 이전 분야에 착실한 진전을 보이고 있다.

현재 쿠르트 보데비히 독일 교통장관은 중국에서 트란스라피드 세일즈 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샹 후아이청(項懷誠) 중국 재정부장은 독일에서 트란스라피드 건설을 위한 재원조달과 기술 이전문제에 대해 독일측 관계자들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

독일측은 중국을 통해 아시아 시장 전체를 석권하려는 목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중국은 낙후한 철도교통 체제를 첨단 교통수단으로 대체하는 한편 조기 수입을 통해 기술을 축적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어 트란스라피드를 둘러싸고 양측의 이해가 맞아 떨어지는 부분이 많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는 오는 9월 중국을 방문, 트란스라피드 건설 등 양국간 협력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슈뢰더 총리는 지난 98년 취임 이후 이미 2번이나 중국을 방문한 바 있다.

지난 70년대부터 자기부상열차 기술 개발을 시작한 독일은 1-8세대 트란스라피드 개발을 통해 기술력을 축적했으며 베를린-함부르크간 트란스라피드 구간을 개설하려던 계획이 취소됨에 따라 트란스라피드 기술을 해외에 수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시속 400㎞ 이상을 달릴 수 있는 트란스라피드는 항공 교통과 거의 맞먹는 속도를 제공하면서 항공 교통의 문제점인 도심지 연결 문제를 해결하는 장점을 갖고 있다.(베를린=연합뉴스) 송병승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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