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정부 후 막혔던 남북 고위채널 복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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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 정부 들어 대북 송금 특검 등으로 일시 중단됐던 남북 간 고위급 막후 채널이 16일 열린 남북 당국 회담이 성사되는 과정을 통해 복원된 것으로 파악됐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남북회담 재개를 위해 북한의 임동옥 노동당 통일전선부 제1 부(副)부장과 지난해 말부터 세 차례 서신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이날 이 사실을 확인하면서 "서신 교환은 대부분 판문점 연락관 채널을 통해 비공개적으로 진행됐다"고 말했다.

김대중 정부 때 남측 임동원 국정원장의 막후 창구는 김용순 노동당 통일전선 담당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이었는데 그는 2003년 10월 사망했다. 임 제1 부부장은 그 자리를 대신하면서 북한의 대남 정책을 총괄해온 실세다. 그는 1990년대부터 '임춘길'이란 가명으로 남쪽에 알려져 있다. 정 장관은 지난해 7월 취임했다. 고위 막후 채널을 가동하기 위해 남측에서 이봉조 통일부 차관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정보관리실장 출신인 국정원 서훈 대북전략국장 등이 참여해 전략을 짰다. 또 북측에서는 안경호 조평통 서기국장과 최승철 아태평화위 부위원장 등이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부는 개성 당국회담 개최를 발표하면서 "북측이 회담을 제의한 것처럼 알려져 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지난해 말부터 지속적으로 북한에 대화를 촉구해온 결과 회담이 성사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동영 장관은 남북 막후 채널의 가동 의미를 묻는 기자 질문에 "이전의 것을 잘 알지 못해서…"라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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