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 투자 의견 사전에 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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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애널리스트의 투자 의견이 사전에 유출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성대 경영학부 엄윤성 교수는 최근 증권학회지에 게재한 ‘애널리스트 투자의견 하향에 대한 공매도거래 분석’ 논문에서 “코스닥 시장에서 공매도 거래자가 애널리스트의 투자의견 하향일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이는 애널리스트 정보와 공매도 거래자 사이에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주장했다.

 코스닥 시장을 담당하는 애널리스트가 투자의견 하향 보고서를 발표하기 전에 관련 정보를 미리 공매도 거래자에게 넘겼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을 예상해 주식을 빌려 먼저 팔고 나중에 주가가 떨어지면 싼 주식을 사 되갚아 이익을 챙기는 매매방식이다.

 엄 교수는 2009년 6월 1일부터 2011년 5월 31일까지 제조업 기업을 대상으로 애널리스트의 투자의견 하향 전후의 공매도 거래를 분석했다. 그 결과 애널리스트가 투자의견을 낮춘 날 주가가 떨어지는 경향이 많았다. 시장별로는 유가증권시장(-0.87%)보다 코스닥시장(-2.25%)에서의 영향력이 더 컸다. 엄 교수는 또 보고서 발표일 직전에 공매도 거래량이 비정상적으로 늘어난 것을 확인했다. 코스닥 시장에서 투자의견 하향이 발표되기 3일 전부터 직전일까지 하루 평균 공매도량은 발표 10일 전부터 4일 전까지 평균보다 54% 늘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같은 기간 14%만 늘어 큰 차이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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