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신 항암제 FDA 승인 초 읽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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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세포를 자동추적하는 새로운 항암제가 개발돼백혈병 치료 예비시험에서 우수한 효과를 나타냈으며 미국 식품의약청(FDA)이 조만간 승인할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 타임스가 8일 보도했다.

제약회사인 노바티스가 만든 이 약은 화합물 번호 `STI-571''로 알려져 왔고 최근에는 `그리벡(Greevec)''으로 불리고 있으며 현재 임상시험이 진행중이다.

하지만 FDA는 신속검사 절차를 통해 이 약에 대해 항암제 승인심사를 하고 있으며 노바티스사(社)의 대변인은 FDA가 수주일 내에 이 약을 승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약의 특징은 암세포의 활동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만들어졌다는 것으로 의학계는 이 약이 여러 가지 암을 치료할 수 있는 첫 항암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버드 의대의 에드 할로우 박사는 "이 약은 세포 내 신호분자를 목표로 삼아암을 치료하는 첫번째 항암제"라며 "현재 허가 절차를 거의 통과한 상태이며 그 결과는 놀랄 만한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약은 4가지 주요 백혈병 중 하나인 만성골수성백혈병(CML)에 확실한 치료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CML의 표준치료법은 위험성이 큰 골수이식을 하거나부작용이 심한 인터페론으로 치료하는 것이다.

STI-571은 임상시험에서 치료 시작 후 단 몇 주 만에 환자의 90%에서 부작용은거의 없이 백혈구 수치를 정상으로 회복시켜 환자와 혈액학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STI-571은 이 약이 환자의 생명을 연장해준다는 것을 증명하는 중요한시험을 아직 통과하지 못했으며 약에 대한 내성 형성 여부도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의학전문지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JM)은 지난달 사설에서 "STI-571이생명을 연장한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없으며 주요한 임상문제가 나타날 수도 있다"고경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약의 임상시험이 1998년 6월에 시작됐고 CML환자의 평균 생존기간이6년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지금까지 이 약이 거둔 성공은 무시하기 어려운 것이다.

NEJM에 발표된 한 임상시험에서 CLM 초기 환자 98%의 백혈구 수치가 정상수준을회복했으며 13%는 암세포가 모두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임상시험에서는말기 환자 중 11%의 백혈구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갔다.

연구자들이 이 약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은 이 약의 작용 과정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다른 암은 대부분 여러 가지 유전적 결함이 모여 발생하는 것과 달리 CML은 원인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2개의 염색체에서 DNA가 서로 교환될 때 발병한다.

과학자들은 1960년 CML 환자의 22번 염색체에 이상이 있다는 것을 처음 발견한후 지금까지 이 유전자 이상과 CML과의 관계를 연구해왔다.

그 결과 22번 염색체의 bcr 유전자와 9번 염색체의 abl 유전자 사이에서 이상이발생하고 그에 따라 세포 내 신호전달에 관한 단백질을 만드는 abl 유전자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해 백혈병이 발병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STI-571은 현재 생명공학기업 암젠(Amgen)의 부사장인 니콜라스 라이든 박사팀이 항암후보 물질로 개발한 여러 물질 중 하나로 세포 내 신호전달 과정에 관여해항암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뉴욕=연합뉴스) 엄남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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