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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 빚을 갚지 못하는 ‘불량 대출자’가 8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스신용평가정보는 최근 1년 사이 빚을 갚지 않아 은행연합회에 통보되거나 90일 이상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한 가계대출자가 79만7444명으로 전체 가계대출자(1667만6000명)의 4.78%에 달한다고 16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말(불량률 4.67%)보다 다소 높아진 수치다.
‘불량률’은 가계대출 위험을 관리할 때 쓰는 표현이다. ‘고정이하여신비율(전체 대출에서 3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 채권의 비율)은 금액을 기준으로 산출하지만 불량률은 대출자 수를 기준으로 계산한다. 대출뿐 아니라 신용카드 등 할부금융을 연체해도 불량 대출자에 포함된다.
7등급 이하 저신용층의 경우 354만 명의 대출자 중 62만 명이 불량 대출자로 분류돼 불량률이 17.5%에 달했다. 빚을 갚지 못하는 저신용층이 지난해 3월 말 16%에서 빠르게 상승했다. 1~3등급의 고신용층이 0.2%에 불과한 것과 대조적이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소득 하위 20%의 저소득층은 지난 몇 년간 저축할 여력 없이 빚을 보태 생활해 왔다”며 “그 빚이 쌓이고 쌓여 폭발할 지경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을 담보로 빚을 냈다가 갚지 못할 지경이 된 저신용층도 많다. 주택담보대출의 평균 불량률은 2.49%에 불과하지만, 8등급과 9등급의 불량률은 각 20.3%, 29.7%에 달했다. 최하 등급인 10등급의 경우 주택담보대출자의 절반에 가까운 45.9%가 불량 대출자로 낙인찍혔다.
김선빈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저신용층의 경우 돈을 빌려서 집을 샀다기보다 생활이 어려워져 집을 담보로 생활비나 사업자금을 끌어 썼을 가능성이 크다”며 “좋은 일자리가 줄고 이 때문에 영세 자영업자가 몰려나와 빚이 불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대출 연체율은 경기 변동보다 6개월가량 후행하는 성격이 있어 앞으로의 경기에 따라 부실이 얼마나 확산될지가 결정된다”며 “현재 상황에선 부실이 더 심각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지배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