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입주 아파트 급감 하반기 전세값 상승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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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아파트가 줄고 있는 가운데 올해 입주 예정 주택물량이 예년보다 크게 적어 하반기에 집값과 전셋값 상승이 우려되고 있다.

3일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1998년의 주택분양 실적(건축허가 기준)은 90년대 연간 평균치(57만7천가구)의 절반 수준인 30만6천가구, 99년에도 40만5천가구에 불과했다.

건교부는 98년 55만가구, 99년에 50만가구를 분양할 계획을 세웠는데 외환위기 속에 분양되지 않을 것을 우려한 건설업체들이 물량을 줄이는 바람에 목표를 채우지 못했다.

아파트의 경우 건축허가를 받은 뒤 집을 짓기까지 2년6개월~3년이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98, 99년의 분양물량 격감은 올해 입주 가능한 주택 물량 감소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실제로 한국주택협회와 대한주택건설협회가 회원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올해 민간기업의 아파트 준공 예정 물량은 23만8천3백30가구로 지난해에 비해선 16.6%, 99년에 비해선 27.5% 줄어들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상황을 반영해 미분양 아파트는 계속 줄어 3월 말 현재 5만3천2백69가구로 지난해 말보다 9% 감소했다. 또 외환위기 여파로 98년 크게 떨어졌던 집값.전셋값이 올들어 다시 오르고 있다.

3월까지 집값이 지난해 말보다 0.8% 올라 지난해 연간 상승률(0.4%)을 넘어섰으며, 전셋값도 4.9%나 올랐다. 특히 서울 상계동 등 일부 지역은 소형 아파트의 전셋값이 집값의 80~90%에 육박해 집값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건교부 서종대 주택정책과장은 "오래돼 헐어내는 주택의 대체 수요와 결혼.분가 등으로 생기는 주택 수요만도 해마다 30만가구며, 전.월세를 사는 사람이 새로 주택을 구입하는 수요까지 감안하면 매해 40만가구의 새 집이 필요하다" 면서 "경기가 풀릴 하반기에 입주 주택 물량 부족 현상이 심화될 것 같다" 고 말했다.

차진용 기자 chaj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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