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이상목 4승 '선배께 바칩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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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군이 형으로부터 컴퓨터 제구력을 배웠습니다."

현역 최고령 투수 이상군(39 · 한화)이 은퇴를 발표한 3일, 그를 형님처럼 믿고 따르던 후배 이상목(30)이 올시즌 4승째를 따내며 다승 공동 2위에 올랐다.

이상목은 광주에서 열린 해태전에 선발 등판, 7이닝 동안 5안타·2볼넷을 허용하며 2실점했으나 10-2 승리를 이끌며 올시즌 4승 1패를 기록했다.

이상목에게 이상군은 '제구력 스승'이었다. 1990년 삼성에 입단할 당시 이상목은 직구 평균 시속이 1백30㎞대에 불과한 평범한 투수였다. 뚜렷한 성적을 못내 94년 한화로 트레이드됐으나 선배 이상군을 만나면서 달라졌다. 당시 이상군은 한 시즌 최다 무4사구 경기(7), 최다 무4사구 이닝(48과 3분의 1이닝) 기록을 보유하며 최고의 제구력을 과시하고 있었다. 이상군은 "빠르게 공을 뿌리는 것보다 자기가 던지고 싶은 곳에 던질 수 있어야 투수"라며 이상목을 북돋웠다.

이후 이상목의 컨트롤은 면도날처럼 예리해졌다. 이상목의 통산 한 경기 평균 볼넷은 고작 2.15개. 현역 투수 가운데 최소 볼넷일 뿐만 아니라 메이저리그 최고의 제구력 투수라고 불리는 그렉 매덕스(애틀란타 브레이브스 · 1.97개)와도 견줄 만한 '짠 투구'다.

수원에서 열린 경기에서 현대는 외국인 투수 테일러의 호투에 힘입어 SK를 2-1로 물리치고 3연승을 달리며 단독 4위로 올라섰다.

대구 두산-삼성전에서는 두산이 14-8으로 승리, 하루만에 1위로 복귀했다. 두산은 1회초 7안타 · 5볼넷을 묶어 대거 9득점, 일찌감치 승부를 갈랐다. 삼성 이승엽은 8회 올시즌 7호째 2점 홈런을 때려 홈런 부문 공동 2위에 올랐다.

잠실에서는 LG가 롯데를 9-7로 꺾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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