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리어〉 카메오 대거 출연 `시청률 의식탓?'

중앙일보

입력

MBC 수목드라마〈호텔리어〉가 최근 인기 탤런트들을 카메오로 대거 출연시킬 계획이어서 시청률을 높이기위한 고육책이 아니냐는비난을 받고 있다.

〈호텔리어〉는 지난 25일 탤런트 정준호를 술에 취해 행패를 부리는 호텔 손님으로 출연시킨데 이어 오는 5월 2일부터 박상면, 윤태영, 김세준 등을 차례로 등장시킬 예정이다.

매회 에피소드 위주로 전개되는 이 드라마에서 박상면은 호텔 전문 털이범으로출연한다. 또 윤태영은 실연의 상처를 지닌 남자로 등장, 송혜교를 인질로 삼은 뒤자신의 여자 친구를 찾아오라며 소란을 피우게 된다.

김세준이 맡은 인물은 IMF때 실직한 가장. 가족들과 함께 가장 비싼 호텔방에투숙한 뒤 동반 자살할 계획을 세우지만 낌새를 눈치 챈 직원들이 이를 저지한다.

이밖에 아직 배역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차인표, 안재욱 등 인기 배우들이 카메오로 출연할 의사를 밝힘에 따라 `카메오 행진'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들의 등장은 처음부터 예정된 게 아니어서 SBS〈아름다운 날들〉과 시청률 경쟁을 의식한 나머지 `변칙을 쓰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피할 수 없게 됐다.

30일 시청률 조사 기관인 TNS미디어가 집계한 지난 주(4월 23-29일)인기 순위에따르면〈아름다운 날들〉은 22.9%로 5위를 차지한 반면,〈호텔리어〉는 19.6%로 8위를 기록해 시청률에서 〈아름다운…〉에 다소 밀리고 있는 형편이다.

비록 큰 차이는 아니지만 배용준, 송혜교, 김승우, 송윤아 등 초호화 출연진과미국 현지 촬영 등 이 작품에 들인 공을 감안한다면 제작진에게 결코 만족스러운 결과는 아닌 셈이다.

이에대해 〈호텔리어〉의 인터넷 시청자 게시판에는 "가뜩 등장 인물이 많아 산만한데 카메오까지 출연시키면 헷갈린다" "차라리 주요 배역들의 캐릭터를 분명히하는데 좀 더 신경을 써 달라"는 주문이 잇따르고 있다.

〈호텔리어〉의 강병문 국장은 "장용우 PD와〈복수혈전〉〈나쁜 친구들〉〈왕초〉등에서 함께 일했던 배우들이 우정 출연했을 뿐이다. 이 드라마는 특히 아이템 중심으로 전개되기때문에 매회 게스트로 나오는 인물들의 극적 긴장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카메오가 투입되는 게 오히려 작품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호텔리어〉는 이례적으로 몰래카메라를 동원한 드라마 전야제인 `호텔리어쇼'를 편성했다가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이를 취소하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재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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