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클레멘스 5K, 통산탈삼진 6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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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의 4월 30일(한국시간)은 보스턴 레드삭스의 한 유망주 투수가 한경기에서 20개의 탈삼진을 잡아내며 메이저리그 역사에 한 획을 긋는 날이었다. 데뷔 후 풀시즌 2년동안 16승에 불과했던 이 풋내기는 이 해에만 24승(4패)를 올리며 훗날 5개나 받게 될 사이영상의 첫번째를 수상했다.

그로부터 정확히 15년 후인 2001년의 4월 30일, 이제는 38세의 노장선수가 된 이 투수는 5개의 삼진을 추가, 게일로드 페리를 제치고 통산탈삼진순위 6위에 올라섰다.

30일(한국시간) 뉴욕 양키스의 로저 클레멘스는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의 홈경기에 등판, 7.1이닝을 1실점으로 막아내며 시즌 3승, 통산 263승째를 올렸다. 클레멘스는 7회초 제레미 지암비를 상대로 3,535번째 삼진을 잡아내며 통산랭킹에서 한계단 더 상승했다.

지암비를 삼진으로 잡은 공은 공교롭게도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불같은 강속구나 스플리터가 아닌 가끔씩 던지는 슬라이더였다. 지난 4일 이미 클레멘스는 월터 존슨을 제치고 아메리칸리그 최다탈삼진 기록을 갈아치운 바 있다.

양키스는 클레멘스의 호투에 힘입어 어슬레틱스를 3-1로 꺾었다. 3연전을 모두 잡아낸 양키스는 이로써 지난주 시애틀 매리너스에게 당했던 홈경기 3연패의 충격에서 벗어났다. 9회를 퍼펙트로 막아낸 마리아노 리베라는 세이브(6세이브)를 추가했으며, 어슬레틱스의 선발 배리 지토는 6이닝 3실점의 호투에도 불구하고 패전투수의 멍에를 썼다.

이날 경기에서 양키스 팬들은 클레멘스의 삼진기록과 함께 한가지 선물을 더 받았다. 양키스의 신인 2루수 알폰소 소리아노는 3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볼넷을 골라냄으로써 연속무볼넷기록을 104타석만에 마쳤다. 하마터면 오스카 아조카가 가지고 있는 양키스 기록(129타석)을 경신할 뻔 했던 소리아노는 우뢰와 같은 박수를 받으며 1루에 진출했다.

흥이 난 소리아노는 스캇 브로셔스가 삼진을 당할 때 2루를 훔쳤고, 2사 후에 터진 데릭 안타의 좌전안타로 홈을 밟아 결승득점을 올렸다. 소리아노는 2-0으로 앞선 4회말에도 적시 중전안타를 터뜨려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6회초에 1점을 쫓아간 어슬레틱스는 8회초 2사 1 · 2루의 찬스를 놓치며 3연패, 회생의 불꽃을 꺼뜨렸다.

한편 보스턴 레드삭스는 캔자스시티 로열스에게 이틀 연속으로 패하며 지구선두에서 내려왔다. 9회까지 8-7로 앞서 있던 레드삭스는 경기를 마무리짓기 위해 데릭 로우를 내보냈지만, 로우는 다이에게 동점홈런을 허용한 후, 11회에는 다시 조 랜다에게 3점홈런을 맞으며 패전투수가 됐다.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세이브 1위를 차지했던 로우는 올 시즌 들어 벌써 네번이나 팀승리를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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