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박찬호 3전 4기의 3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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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2승은 달콤했다. 하지만 그 달콤함을 다시 찾는데는 시간이 좀 걸렸다.

박찬호는 밀워키 브루워스와의 개막전에서는 호투로, 2번째 등판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서는 팀타선의 도움으로 쉽게 2승을 따냈다.

'슬로우 스타터' 박선수가 초반에 손쉽게 2승을 거머쥐자 20승에 대한 기대가 모락모락 피어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후 선발등판 세경기 동안 결실이 없었다. 투구내용이 썩 나쁜 것도 아니었지만 마무리투수와 수비, 타선이 지원이 뒤따르지 못해 앞으로 치고나가지 못했다.

14일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전에서는 7이닝 3실점을 기록하면서 역투했지만 마무리 제프 쇼가 뒷문 단속에 실패해 다 잡았던 승리를 놓쳤다.

19일 자이언츠전에서는 '박찬호 도우미'로 찰떡 궁합의 모습을 보였던 게리 셰필드의 어처구니 없는 포구 실수 이후 연속홈런으로 역전을 허용하며 시즌 첫 패전의 멍에를 썼다

25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에서도 불의의 3점홈런을 허용했지만 그나마 나름대로 호투했음에도 불구하고 팀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시즌 2패라는 달갑지 않은 선물을 받았다.

특히 파드레스전과 자이언츠전은 승리가 눈앞까지 다가온 상태에서 물거품이 된 것이라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여기서 1~2승만 거두었더라도 리그 다승 선두로 자리잡을 수 있었다.

네번째 3승에 도전한 이날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경기. 팀의 연승행진과 다시한번 3승문턱에서 미끄러지지 않으려는 의지가 컸던지 이날 박선수의 투구는 눈부셨다. 노히트노런에 가까운 호투로 시즌 3승과 팀의 5연승을 이어나갔다.

세번의 실패 끝에 얻은 값진 승리. 초반 2승으로 '쾌속질주'하던 박찬호에게 이 세번의 실패는 '약'으로 작용한 것이다.

이재철 기자 <jlee7@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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