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브레이브스와 메츠의 잔인한 4월

중앙일보

입력

'정말 안풀린다'

내셔널리그 동부지구의 두강자 뉴욕 메츠와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에게 있어 올시즌 4월은 이런 말 외에 더 할말이 없어 보인다.

전통의 강호들인 이들은 27일(한국시간) 경기에서 나란히 패했다. 메츠는 중부지구의 밀워키 브루어스를 맞아 오랜만에 타선이 제역할을 하며 8득점하는 활기찬 공격력을 보여주었지만 초반 9실점은 끝내 뛰어 넘기 힘든 벽이 되고 말았다.

애틀란타의 패배는 가히 충격적이었다. 뱅크원 볼파크에서 벌어진 애리조나와 경기에서 애틀란타는 1회초 볼넷 3개, 2안타로 3득점에 성공하며 상큼한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믿었던 선발투수 그렉 매덕스가 무너지며 13-6의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선발 매덕스는 5.2이닝 동안 9안타(1홈런 포함) 7실점(7자책)이라는 그답지 않은 투구내용을 선보이며 패전투수가 되고 말았다.

두 팀에게 그나마 다행스러운 소식은 지구선두 필라델피아 필리스도 샌디에이고에게 졌다는 사실일 것이다. 샌디에이고는 전날 경기로 메이저리그 볼넷왕으로 등극하게 된 리키 핸더슨의 3점홈런 포함, 장단 13안타를 효과적으로 터뜨리며 11-0의 완봉승을 거두었다.

현재 지구선두 필라델피아(14승7패)와는 애틀란타가 5경기, 메츠가 6경기차로 뒤져있다.

올시즌 애틀란타나 메츠 모두 심각한 득점력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 애틀란타는 23경기에서 85점(경기당 3.7점), 메츠가 21경기에서 74점(경기당 3.5점)에 그치며 작년의 경기당 5점의 득점력과는 거리가 먼 집중력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리그 득점 최하위권인 두팀은 팀타율에서는 나란히 리그 15,16위를 달리며 올시즌의 부진의 이유를 말해주고 있다.

애틀란타 올시즌 연승(2연승)은 단한번 뿐이고 3연패만 두번을 기록하고 있고 메츠는 2연승을 두번 기록했지만 3연패는 세번이나 기록하며 작년시즌 지구우승팀과 월드시리즈 진출팀이라는 사실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아무도 예상못한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4월은 잔인한 달'이지만 4월이 가지는 또다른 의미는 어쩌면 이들을 심각한 상태로 몰고 갈지도 모른다.

그 의미란 4월이 끝났을 때 선두와 5경기 이상을 뒤지고도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팀은 1987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가 마지막 팀이었다는 사실이다.

물론 이들 두 팀에게는 이러한 징크스를 깰 정도의 충분한 저력이 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지만 초반의 부진은 자칫 선수단 전체의 침체와 조급함으로 아무도 예상못한 결과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을 결코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파업으로 인해 시즌이 중단된 1994년을 제외하고 9년연속 지구우승을 한번도 놓치지 않았고 97년이후로는 시즌초인 4월의 지구 1위를 한번도 놓치지 않았던 90년대의 강호 애틀란타. 애틀란타의 벽을 어떻게 넘을 것인가 만이 궁극적인 문제였던 애틀란타의 라이벌 메츠.

이들은 다가온 4월의 위기를 어떻게 현명하게 대처할 것인가? 올시즌 메이저리그 닥친 '이변의 소용돌이'속에 휘말린 두 팀의 행보에 관심에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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