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빠르게 회복…해외 변수는 불투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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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주변 여건이 좋아지고 있다.

투자심리가 안정되면서 고객예탁금이 연초 유동성 장세에 버금가는 9조원에 육박하고, 외국인들도 본격적인 투자기회를 엿보고 있다

주가상승에 회의적이던 증권사들도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며 본격적인 주가상승을 기대하고 있는 눈치다.

◇ 예탁금 급증〓주가는 박스권 등락을 하지만 고객예탁금은 7일 연속 증가하고 있다. 지난 17일 7조8천억원이었던 고객예탁금은 25일 8조7천8백80억원을 기록했다. 7일 동안 9천억원의 돈이 증시에 몰려온 것이다.

이날 고객예탁금은 지난 2월 25일의 8조8천4백61억원 이후 최고치다. 연중 최고치(1월 18일의 9조9백27억원) 돌파도 눈앞에 두고 있다.

김지영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급격히 달아오르다 식어버린 연초 유동성 장세와는 달리 이번에는 조금씩 서서히 증가하고 있다" 며 "이런 현상은 주가 흐름에 긍정적" 이라고 분석했다.

고객예탁금 증가는 주가가 오른 뒤 나타나는 후행적 지표지만 일단 예탁금이 늘어나면 주가상승이 가속화하는 경우가 많다.

◇ 꾸준한 외국인〓26일 코스닥 시장에서 외국인은 1백88억원을 순매수하며 지난 18일 이후 7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펼치고 있다. 거래소 시장에서도 외국인은 이날 6백65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들이 증시 주변에 머물며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는 의미다.

최근 국내증시는 독자적인 행보를 펼치고 있다. 미국 나스닥 시장을 따라가기에 급급했던 과거와는 다르다.

지난 25일 나스닥 시장이 사흘째 하락했지만 종합주가지수는 독립선언을 한 듯 10.70포인트 올랐다. 증시 관계자들은 "국내 증시가 자율성을 되찾아 탄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고 말했다.

◇ 실적에 주목해야〓연초에는 풍부한 자금과 낙폭 과대에 따른 저가 메리트가 랠리를 이끌었지만 최근에는 실적 장세가 전개될 조짐이다. 재료와 실적이 주가에 직접 반영된다는 것은 투자심리가 안정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경기회복 시점을 가늠하기 어렵고 미.일 시장의 움직임도 점치기 어려워 본격적인 대세 상승으로 연결될 지는 미지수다.

단기적으로는 선물 상승이 현물 시장을 앞질러 매수차익 잔고가 늘어난 것도 부담스럽다.

대우증권의 이종우 투자전략팀장은 "증시 주변 여건이 빠른 속도로 좋아지면서 업종별.테마별로 빠른 순환매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며 "장기적으로 저가 우량주를 분할매수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 고 말했다.

정제원 기자 newspoe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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