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브라질의 징크스를 노려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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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올림픽 축구 4강을 이룬 홍명보호, 그러나 아직 도전이 끝나지 않았다. 더 높은 도약을 기대하고 있다.

7일 일간스포츠에 따르면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축구대표팀이 8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브라질과 런던올림픽 축구 준결승전을 갖는다. 사상 첫 4강을 넘어 메달 확보를 위해 브라질은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분명히 브라질이 앞선다. 국가대표팀 A매치 전적에서도 1승 3패로 한국이 열세고,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도 6전 6패로 절대 열세다. 특히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중요한 길목마다 한국의 발목을 잡았던 나라가 브라질이었다. 1983년 U-20 월드컵 준결승, 1991년 U-20 월드컵 8강 때 그랬고, 1997년 말레이시아 U-20 월드컵 때는 3-10 치욕적인 대패를 안기기도 했다. 이 때문에 '브라질 징크스'가 있다는 말도 있다.

그러나 이전의 한국 축구와 지금은 분명히 다르다. 한국은 '축구 종가' 영국에 우세한 경기를 펼친 끝에 승부차기에서 따돌리고 준결승에 올라 사기가 오를 데로 올랐다. 마누 메네제스 브라질 감독도 "한국은 역동적인 플레이를 펼치는 팀이다. 긴장감 높은 경기가 될 것이다"며 경계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무엇보다 단기 승부인 만큼 승부가 어떻게 펼쳐질 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오기도 하고, 그것이 이어져 징크스로 연결되기도 했다. 홍명보팀은 이 징크스를 역으로 이용할 필요가 있다.

브라질의 치명적인 약점은 올림픽에서 단 한 번도 우승에 성공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특히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에는 한번도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때는 준결승에서 나이지리아에 패했고, 2000년 시드니올림픽 때는 카메룬에 8강에서 졌다. 또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는 라이벌 아르헨티나에 준결승에서 져서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예선에서도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때 일본에 0-1로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이렇게 월드컵과 달리 올림픽에서는 의외의 패배를 당했던 경우가 많았다. 이것이 '올림픽 징크스'로 이어졌다.

한국 축구의 '브라질 징크스'도 있지만 브라질도 '올림픽 징크스'가 있다. 축구공은 둥글고, 결과는 끝나봐야 안다.

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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