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 프리즘] 최고의 치료제 '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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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손쉽고 확실한 건강비결은 바로 물을 자주 마시는 것이다. 현대인들은 대부분 가벼운 탈수상태에 놓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유는 여러가지다. 우선 스트레스를 꼽을 수 있다. 스트레스는 수분 배설을 촉진해 탈수를 유도한다. 긴장하면 소변이 마려운 것과 같은 이치다. 술과 담배도 탈수요인이다.

알콜은 소변으로 빠져나가면서 혈액 속의 수분을 함께 끌어낸다. 담배연기는 호흡기 점막의 수분을 증발시켜 건조하게 만든다.

커피와 녹차 등에 함유된 카페인도 콩팥에서 수분 배설을 유도한다. 커피를 마신 뒤 소변 때문에 낭패를 본 수험생이나 장거리 여행자가 좋은 사례다. 여기에 사우나에서 땀을 빼고 인스턴트 식품 등 짠 음식을 즐기며 이뇨제로 살을 빼는 등 현대인의 생활환경은 탈수 요인들로 가득하다.

물은 생명의 본질이다. 효소를 비롯한 대부분의 신진대사가 물을 촉매로 이뤄진다. 물은 탁월한 감기 치료제다. 열을 내리고 염증을 가라앉힌다.

물은 훌륭한 해독제이기도 하다. 유해물질이 인체에 미치는 효과는 양보다 농도에 좌우되기 때문이다. 같은 양의 유해물질이라도 물을 많이 마셔 희석시키면 피해는 반감된다. 과음 후 숙취 해소에도 물을 많이 마시는 것만큼 좋은 수단은 없다.

문제는 현대인이 물을 마시는 데 인색하다는 것이다. 대부분 갈증을 느껴야 비로소 물을 찾는다.

그러나 물을 많이 마셔 탈이 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우리 몸의 콩팥은 아무리 많은 물을 마셔도 이를 거뜬히 배설시킨다.

식후 바로 많은 양의 물을 마셔 위액을 묽게 해 소화에 지장을 초래하는 경우만 주의하면 된다. 직장과 가정에 물컵을 비치하고 가급적 많은 물을 마시도록 하자. 갈증을 느낀다면 이미 당신의 몸은 심각한 물부족 현상에 시달리고 있다는 뜻이다.

홍혜걸 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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