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팀, 승부차기까지 완벽히 대비 마쳤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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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널티킥 훈련을 별도로 했다. 당연히 해야 할 훈련 아닌가."

홍명보(43)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축구대표팀이 5일 새벽(이하 한국시간)에 열리는 영국 단일팀과의 런던올림픽 남자축구 8강전을 앞두고 모든 경우의 수에 대한 대비를 마쳤다.

김봉수 올림픽팀 GK 코치는 4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영국 카디프대 스포츠 필드에서 열린 전술훈련 직후 열린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승부차기와 관련해 별도의 훈련을 실시했다. 마지막 상황까지 고려해야하기 때문에 당연히 해야 할 훈련이었다"고 말했다.

8강 이후부터는 단판제 토너먼트로 진행된다. 지면 그 순간 모든 것이 끝난다. 정규시간 90분 동안 승부를 가리지 못하면 전·후반 각 15분의 연장전을 치르고, 여기서도 결과에 변화가 없으면 '11미터 러시아 룰렛'으로 불리는 승부차기로 승자와 패자를 가른다.

승부차기 방어는 크게 2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우선 순간적인 판단력이다. 키커의 눈빛과 발의 각도를 보고 볼의 방향을 미리 읽어내야 한다. 팔을 크게 벌린다던지, 몸을 가볍에 움직이는 동작 등을 통해 상대 선수를 위축시키는 과정도 여기에 포함된다.

다른 하나는 정보다. 상대팀 선수가 과거에 페널티킥 또는 승부차기 상황에서 어느 방향으로 어떻게 슈팅을 했는지 알고 있으면 상당한 도움이 된다. 페널티킥 전문 키커가 아닌 선수의 경우, 대개 특정한 방향을 정해놓고 그 쪽으로만 기계적으로 차는 경향이 있다. 매번 방향과 차는 방식을 바꿀 경우 심리적인 부담감이 크기 때문이다.

김 코치와 두 GK 정성룡(수원)·이범영(부산)이 영국 선수들에 대해 얼마나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준비를 잘 마쳤다"고 말하는 김 코치의 표정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키커로 나설 선수들 또한 준비를 마친 것으로 보인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훈련이 끝난 뒤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기성용(셀틱) 등 일부 선수들은 다른 선수들보다 조금 늦게 그라운드를 빠져나왔다. 페널티킥과 관련해 별도의 훈련을 진행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몇 차례 정도 시뮬레이션을 해보며 킥의 세기와 방향, 감각 등을 두루 조율했을 가능성이 높다. 카디프(영국)=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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