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홈페이지 사생활 비난 글 많아

중앙일보

입력

공공기관 홈페이지마다 개인에 대한 비난의 글이줄을 잇고 있어 폐해가 심각하다.

20일 대전지역 공공기관 등에 따르면 최근 들어 홈페이지마다 특정 개인의 사생활을 비난하는 글이 적지 않게 올라 해당 직원의 명예에 심각한 침해를 주는 등 사이버 공간의 폐해를 드러내고 있다.

대전시청 홈페이지 경우 "고위공무원인 A씨가 술집 주인과 동거를 하는 등 개인사생활이 난잡하다"는 비방 글이 올라와 운영자가 긴급 삭제했으나 조회 수가 수백건을 넘어 이미 개인명예에 심각한 침해를 주었고 대전 서구청 홈페이지에도 "B씨가승진을 위해 각종 상납을 했다"는 등의 미확인 사실이 올라왔다.

또 교육청이나 경찰서 홈페이지에도 "C씨가 물러 나야 한다", "D씨가 민원인과잦은 다툼을 벌이고 있다"는 등 개인을 비방하는 글이 적지 않게 올라와 게시판 운영자들이 골치를 앓고 있다.

이들 사생활 비방이나 비난 글은 무기명으로 작성이 가능한 게시판 등을 이용하면서 특정인의 실명을 거론하거나 누구라도 알 만한 직급과 직책을 써 놓아 사실확인이 안된 채 사이버 공간을 통해 급속히 유포되고 있다.

특히 공공기관마다 구조조정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사생활 문란 등이 지적될시 인사상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어 이를 악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 공공기관 게시판 운영 관계자는 "게시판의 성격상 비실명 글을 올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자유로운 토론문화 정착을 위해 바람직한 일이나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이 비실명인 점을 악용, 마구잡이로 글을 올리고 있다"며 "개인 비난 글은 즉시 삭제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어 무엇보다 네티즌들이 사이버공간을 지킬 수 있는 의식개혁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대전=연합뉴스) 조성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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