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신화통신 “호전적이고 무지한 롬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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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롬니

중국의 관영 신화통신이 미국 공화당의 대선후보인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를 “호전적이고 중동 역사에 무지하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신화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의 대선후보인 밋 롬니가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라고 주장한 건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간 갈등에 불을 붙여 중동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는 위험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롬니의 발언은 역사적 사실을 몰라서이거나, 자기 나라 유권자들만 의식한 매우 무책임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특히 “중대한 이슈에 대해 정치인들은 자신의 발언이 불러올 파장을 조심해야 한다”며 “특별히 미국은 더욱 그렇다”고 훈계성 보도를 했다.

 롬니는 지난달 29일과 30일 이스라엘을 방문하는 동안 “예루살렘이 이스라엘의 수도”라며 “내가 대통령이 된다면 이스라엘 주재 미국대사관을 현재의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기겠다”고 주장했었다.

 신화의 롬니 비판은 기사가 아니라 사설의 형식을 빌린 것이지만 미 언론들은 중국의 입장을 대변해온 통신사가 미국의 야당 대선후보를 비판한 건 아주 이례적이라며 그 배경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ABC방송 등은 롬니가 평소 중국을 “통화 조작국”이라고 부정적으로 묘사한 것과 관련해 신화가 롬니의 발언에 때맞춰 비판에 나선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월스트리트저널은 “대선을 앞두고 있는 만큼 신화통신의 보도를 계기로 보수적인 유권자들을 자극하기 위한 중국 비판이 오히려 확산될 것”이라며 “롬니 캠프에선 옳거니 하고 여길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롬니는 영국과 이스라엘에 이어 지난달 31일 폴란드에서도 또다시 구설에 올랐다. 이번엔 대변인의 폭언 때문이었다. 수행 기자들이 바르샤바의 무명용사 묘에 헌화를 마친 롬니에게 계속 질문을 던지자 릭 고르카 대변인은 “빌어먹을(Kiss my ass)”이라고 비속어를 썼다. 이에 항의하는 또 다른 기자에게는 “집어치워(shove it)”라고 소리쳤다가 나중에 사과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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