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익 교과서 채택 로비 본격화

중앙일보

입력

일본 우익단체 '새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 (새역모)
' 이 각 중학교에서 자신이 집필한 역사.공민교과서를 채택하도록 본격적인 로비에 나섰다.

19일 일본 시민단체 '어린이와 교과서 전국네트21' 에 따르면 '새역모' 는 자신에 비판적인 일선교사의 목소리를 배제하기 위해 교과서 채택과정에서 이들 교사를 제외하도록 채택제도를 개정해야 한다는 청원을 2백개 이상의 지방의회에 제출했다.

이에 대해 현재 전국 47개 도도부현 (都道府縣)
가운데 홋카이도 (北海道)
.후쿠오카 (福岡)
등 33곳의 지방의회와 2백22개 시구정촌 (市區町村)
기초단체의회에서 '새역모' 의 청원을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역모' 는 특히 도쿄 (東京)
도와 같이 상징적인 지역에서 자신들의 교과서가 채택될 경우 전국적인 채택비율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수도권에 로비를 집중하고 있다.

이시하라 신타로 (石原愼太郞)
도쿄도지사도 지난 12일 도쿄도교육위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선생들의 평가에 의해 교과서가 채택돼서는 안된다" 고 강조해 '새역모' 측을 지원했다.

이에 따라 도쿄도교육위원회는 '새역모' 의 청원을 도내 각 교육위에 시달, 일선 교사를 제외시킨 상태에서 교육위만으로 교과서 채택결정을 내릴 것을 독려하고 나섰다.

또 히로시마 (廣島)
현 교육위는 교과서 채택과정에서 교사로 구성된 조사단의 판단권한을 박탈하기로 결정하고 이를 현내 각급 교육위에 통보했다.

일본 공립학교의 경우 교육위가 일선 교사들의 의견을 반영해 교과서를 채택하게 돼있으나 '새역모' 의 로비에 의해 우익에 비판적인 교사들의 목소리가 점점 배제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이 시민단체의 다와라 요시후미 (俵義文)
사무국장은 "다른 시민단체 및 지식인들과 연대해 교육현장에서 우익의 왜곡된 교과서가 채택되지 못하게 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고 말했다.

도쿄 = 남윤호 특파원<yhnam@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