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중소기업 PC 구매 외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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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중소기업을 돕기 위해 중소기업 제품을 우선적으로 구매하겠다고 해마다 되풀이해 온 약속이 헛구호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시의회 백의종(白懿宗) 의원이 18일 임시회 시정질의를 통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시가 지난 4년간 구매한 PC 2천463대중 81.8%인 2천14대가 대기업 2개사 제품이었으며, 특히 올해 구매분인 1천118대중에는 대기업 제품이 89.3%(998대)를 차지했다.

백 의원은 "시가 필요한 제품사양을 제시한 상태에서 구매가 이뤄져 제품의 차이는 없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중소기업 제품보다 대당 20여만원 비싼 대기업 제품을 구매해 2억여원의 혈세를 낭비했다"고 지적했다.

백 의원은 이어 "대기업인 S사의 견적서에는 대당 24만원하는 17인치 모니터 465대를 무상 제공하는 것으로 돼 있지만 시는 모니터 값으로 1억1천160만원을 지불했다"고 주장하며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중소기업은 부도가 나는 경우가 많아 사후 서비스가 계속 필요한 PC는 제품특성상 대기업 제품 구매비중이 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모니터와 관련한 의혹에 대해서는 "S사가 견적서에 모니터 사양을 표시하면서 여백이 충분한 무상 항목란에 잘못 적은 것을 오해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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