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박찬호 '하위타선을 조심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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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강약약.'

'코리언특급' 박찬호(LA 다저스)가 세경기를 등판한 현재 한국 축구와 비슷한(?) 투구 성적을 보이고 있다. 강한 타자에게 강하고 약한 타자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박찬호의 올시즌 피안타율은 메이저리그 최정상급인 .203.

그러나 이는 각팀의 강타자들이 몰려 있는 3, 4, 5번 타순의 피안타율만 따질 경우엔 24타수 3안타, .125로 낮아진다.

그나마 이들에게 허용한 3안타는 모두 5번타자에게 내준 것이고 가장 정교하다는 3번타자와 힘있는 4번타자에겐 15타수 무안타로 '철벽'을 자랑한다.

'천적'이라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3번 배리 본즈도 3타수 무안타로 물러났고 샌디에고 파드레스의 '떠오르는 4번타자' 필 네빈도 볼넷 1개를 얻었을 뿐 2타수 무안타다.

그러나 클린업트리오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 상대 피안타율은 .244로 높아진다.

특히 상대 6번타자에겐 유난히 약해 무려 7타수 5안타 타율 .714로, 이 타순은 박에게 지뢰밭처럼 위험한 타순이다.

볼넷도 3, 4, 5번에겐 모두 합쳐 한 번밖에 되지 않지만 나머지 타순에 8개나 내줬고 삼진은 17개중 7개를 클린업트리오로부터 빼앗았으나 6번타순에선 단 한개의 삼진도 기록하지 못했다.

지금 성적만으로도 박은 크게 흠잡힐 데가 없다. 하지만 어려운 고비를 잘 넘기고도 뜻하지 않은 타순에서 어려움을 겪는다는 사실이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

이는 심리적인 원인때문으로 풀이된다. 중심타선을 맞아 온 정신을 집중해 승부한 후 긴장감이 풀어진 상태에서 비교적 약한 6번타자에게 안타를 내준다는 것이다.

박은 등판간격을 5일로 유지해준다는 코칭스태프의 배려로 19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 출격한다. 샌프란시스코의 6번타자는 아만도 리오스가 주로 나오며 지난 8일 경기에선 박을 상대로 2루타 1개포함, 2타수 2안타, 볼넷 1개로 100%출루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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