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은 “Stay here” … 신아람에게 기립박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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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아람(26·계룡시청)은 몇 차례나 흐르는 눈물을 닦아냈다. 관중도 외신 기자들도 신아람의 억울함을 이해했다. 하이데만도 유감의 뜻을 밝혔다.

 신아람은 31일(한국시간) 펜싱 여자 에페 개인전 준결승에서 ‘끝없는 1초’ 탓에 5-6으로 졌다. 오스트리아 심판이 하이데만의 승리를 결정하자 신아람은 눈물을 흘리며 피스트에 주저앉았다. 심재성(46) 대표팀 코치의 항의로 집행위원 회의가 열렸지만, 30분 뒤 판정 번복은 이뤄지지 않았다. 신아람은 한국 선수단 및 코치진의 지시로 외롭게 피스트를 지켰고, 선수단은 정식 제소 신청을 위해 급박하게 움직였다.

 그러나 경기 중단 1시간10분 뒤인 오전 3시57분쯤(한국시간) 판정은 뒤집히지 않았고, 집행위원이 투구와 수건을 챙기며 신아람에게 피스트를 내려가라고 재촉했다. 관중은 “No! No! Stay here(그대로 있어라)”를 외치며 막았다. 심 코치가 신아람을 위로하며 경기장을 빠져나가자 관중은 약 10초간 기립 박수를 보냈다.

  AFP통신은 이 경기를 올림픽에서 일어난 주요 판정 시비 다섯 사례 가운데 가장 최근에 일어난 일로 거론하면서 “제대로 판정했다면 신아람은 결승에 오를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하이데만은 독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 상황이 유감스럽다. 나는 결승에 올라가고 싶었고, 최선을 다했다. 한국인들의 분노를 이해한다. 문제는 시간이 제대로 측정되지 않았다는 데 있다. 나도 그 상황이 이해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런던=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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