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TRA '파격적' 변신 가능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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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경영혁신 방안은 그동안 공기업으로서 추진하기 어려웠던 내용을 담고 있어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KOTRA는 작년 9월 공기업으로는 최초로 처.부단위 조직을 폐지하는 대신 팀제를 도입했다. 그러나 오랜 관행이 쉽게 바뀌어지지는 않았다.

팀제가 도입되기는 했지만 팀원보다 직급이 낮은 팀장이 배치된 팀은 아직까지전무한 상태로 처장이나 부장 등의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도록 최대한 인사상의 배려가 있어 왔다.

팀간에도 연공서열에 따른 차별이 있어 처장급이 배속되는 팀이 따로 있고 과장급이 배치되는 팀이 따로 있었다. 무역관 역시 처장급, 부장급 무역관 등으로 나뉘어져 배치가 이뤄져 왔다.

이런 배경에서 오영교 사장이 추진중인 경영혁신은 수출과 외국인 투자유치 확대를 위해 진정한 의미의 팀제를 정착시켜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KOTRA 관계자는 설명했다.

특히 이번 경영혁신의 취지는 전체 승진 인원의 20%를 수출 및 투자유치 실적우수 직원에게 할당한다는데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그동안 특별승진이라는 것 자체가 아예 없었다.

현재 국제통상팀 등에서 구체적인 도입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무역관별 수출목표 관리제를 실시하면서 수출 기여도가 높은 직원은 바로 승진을 보장, 수출 확대에매진토록 한다는 복안이다.

또 무역관도 시장의 수요 및 실적에 따라 존폐가 결정된다.

그러나 간부급 직원들로서는 두려운 것도 사실이다. 한 간부는 "압박당하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다소의 반발이 우려되는 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격적인 경영혁신이 추진되는 것은 산업자원부 재직 시절부터 KOTRA 업무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오 사장이 "평소 소신을 실현해 보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올들어 수출 둔화 등 국내 경제가 위기 국면을 맞은 것을 산자부 차관으로서 체험했던 오 사장은 KOTRA가 운영방법에 따라 수출 확대와 외국인 투자 유치에 크게 기여할 수 있으리라는 소신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 사장은 지난 4일 토요일 취임과 동시에 저녁 늦게까지 업무보고를 모두 소화해내 간부 직원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다만 이처럼 의욕적인 자세로 출발한 오 사장이 무역관별 수출목표 관리제 등 경영혁신 방안을 어떻게 현실화시켜 이 조직을 수출 확대와 투자 유치의 필수기관으로서 위치를 제고할지는 취임 초기인 만큼 더 두고봐야 할 것 같다. (서울=연합뉴스) 경수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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