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 역사 25년만에 첫 실격 번복, 이유는…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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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23·SK텔레콤)의 실격 판정 번복은 한국 선수단의 시의적절한 대응으로 이뤄졌다.

과정은 극적이었다. 경영대표팀 안종택 감독은 30분 이내에 이의신청을 해야한다는 규정에 맞춰 경기 종료 22분 만에 이의신청서를 작성해 제출했다. 이에 심판위원회는 실격 결정 이유와 항소 여부를 묻는 서한을 11시50분쯤 선수단에 전달했다. 선수단은 곧바로 2차 항소를 결정했다. 이에 현지시간 오후 2시30분부터 4시까지 항소위원회가 열렸다. 항소위원회 판정단은 비디오 판독을 실시하고 논의를 거친 끝에 최종적으로 박태환의 실격 판정을 번복했다.

상소위원회의 비디오 자료는 수영장에 자신들이 직접 설치한 3개의 카메라 자료만 인정된다. 이동운 대한수영연맹 총무이사는 "판정단은 박태환이 스타팅 블록에서 미세한 움직임을 보였지만 고의성이 없다는 것으로 결론지었다"고 설명했다.

수영연맹회장을 겸임하고 있는 이기흥 선수단 단장은 "판정 번복에 대해 1%도 기대하지 않았는데 소식을 듣고 눈물이 날 뻔 했다. 한국의 스포츠외교 위상이 이만큼 올라갔다는 것을 증명하는 일"이라며 반색했다. 이 단장은 이어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판정에 대한 항의 절차에 대해 면밀하게 체크하고 지도자들에게 교육을 시켰다. 체조선수 양태영처럼 억울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차원에서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선수단 차원의 철저한 대비가 위기상황에서 빛을 발했다.

한편 박태환은 실격 소식을 듣고도 여느 때와 다름 없이 자신이 할 일을 했다. 400m 예선 레이스를 마친 박태환은 휴식을 취한 뒤 점심 식사를 했고, 오후에는 알아틱센터 보조풀에서 워밍업 훈련을 했다.

런던=오명철 기자 omc102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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