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코리아리그] 김기중에 첫 레드카드

중앙일보

입력

썰렁하기만 하던 배구코트가 오랜만에 관중의 함성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15일 오후 약 2천명이 들어찬 창원 실내체육관. 상무가 세트스코어 2-0으로 현대자동차를 짓누르던 3세트 시작 휘슬과 함께 상무 김기중에게 한세트 퇴장 명령이 내려졌다.

일제히 관중석에서 격한 야유가 터져나왔고 관중의 분노는 선심이 길슨(현대차)의 스파이크서브 득점을 선언한 3세트 4-4 상황에서 절정에 달해 잠시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이재운 주심은 "김기중이 2세트 종료후 벤치로 나가면서 최영일 부심에게 욕을했다"고 설명했지만 당시 이유를 알 수 없던 관중은 이미 `약자'인 상무의 편에 섰고 일부 분노한 팬들은 "심판 내려와라"며 막말을 해댔다.

문제는 2세트 상무의 24-20 리드에서 주심이 김기중에게 네트터치 범실을 준 데서 비롯됐다.

김기중은 "가슴이 닿지 않았다"며 펄쩍 펄쩍 뛰었고 이에 이 주심은 도가 지나치다고 판단한 듯 옐로카드를 내밀어 벌점을 줬다.

졸지에 24-22의 역전 위기를 맞은 상무는 김기중이 마무리 득점타를 꽂아 한숨을 돌렸지만 선수의 쓸데없는 행동 때문에 3세트 내내 한숨을 쉬어야 했다.

경기후 상무 최삼환 감독은 "심판이 잘못 들었다"며 볼멘 목소리를 냈으나 경위야 어찌됐든 간에 심판의 권위는 존중돼야한다는 원칙론이 코트를 지배했다.

김기중에게 내려진 첫 퇴장조치가 적절했는지 여부를 떠나 이날 관중의 거친 함성은 국내배구에 대한 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반영한 사례인 것 같다.(창원=연합뉴스) 김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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