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소렌스탐 vs 한국선수 구도 정착

중앙일보

입력

미국여자프로골프(LPGA)가 아니카 소렌스탐(30.스웨덴) 독주체제에 한국 선수들이 맞서는 구도로 전개되고 있다.

15일(이하 한국시간) 오피스디포 제패로 웰치스서클K, 스탠더드레지스터핑, 나비스코챔피언십에 이어 연속 4개 대회를 제패한 소렌스탐은 남자 골프에서 타이거 우즈(미국)가 보였던 '1인천하'를 재현하며 여자골프에서 '무적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소렌스탐은 올들어 열린 6개 대회에 출전, 우승 4차례와 2위 2차례의 놀라운 성적을 냈을 뿐 아니라 LPGA 사상 처음으로 18홀 59타의 대기록을 세우는가 하면 36홀,54홀, 72홀 최저타 기록을 차례로 갈아치우는 등 오히려 우즈를 능가하는 '1인천하'개막을 예고했다.

더구나 이번 대회에서는 선두 팻 허스트(미국)에 10타차로 뒤져 있다 허스트가흔들리자 무섭게 추격, 기어이 우승컵을 차지하는 뒷심을 보여 '공포의 대상'로 떠올랐다.

95년과 97, 98년 3차례 상금왕에 올랐던 소렌스탐은 99년 상금랭킹 4위와 지난해 2위에 그치면서 '나이가 든데다 폭발력에서 카리 웹(호주)이나 박세리에 뒤져 한물가고 있다'는 평가까지 받았으나 올들어 정확도가 뛰어난 아이언샷은 한결 정교해지고 장타력과 퍼팅 실력까지 더해져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지금의 기세라면 소렌스탐은 올해 LPGA 최초로 시즌 상금 100만달러 돌파 4차례의 신기록 수립과 함께 화려한 상금왕 복귀가 거의 확정적이라는 전망이다.

소렌스탐은 또 이번 대회 우승으로 통산상금 1위 베시 킹(미국)을 추월, 명실상부한 '골프여왕'에 올랐다.

시즌 전만 해도 소렌스탐과 '양강구도'를 이룰 것이라고 예상되던 웹은 소렌스탐의 위세에 눌려 맥을 추지 못하는 실정. 그러나 소렌스탐의 연속 우승에 매번 한국선수들이 '준우승' 들러리로 등장하면서 소렌스탐의 독주 저지는 '한국선수 연합군'의 몫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박세리가 웰치스서클K, 레지스터핑 등 2개 대회에서 소렌스탐과 막판 우승 경쟁을 벌였고 이번 대회에서도 김미현이 소렌스탐과 연장 접전을 벌였다.

또 올해 치러진 9개 대회에서 소렌스탐이 우승한 4개 대회를 제외한 5개 대회에서 한국선수가 2차례 우승을 차지하는 등 'LPGA 우승은 소렌스탐 또는 한국선수'의구도가 굳혀지는 조짐이다.

특히 박세리와 박지은이 선봉에 섰던 '한국세'에 부상에 신음하던 김미현이 가세하면서 이같은 구도는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박세리, 박지은, 김미현 등 '한국선수 빅3'가 소렌스탐의 독주를 어느정도 막아줄지가 올해 LPGA 투어 최대의 관전 포인트가 됐다.(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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