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 얀, 뒤늦은 홈런포 가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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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가 진짜라구…"

극심한 타격부진으로 `공갈포'라는 핀잔을 들었던 훌리안 얀(롯데)이 화끈한 방망이 시위를 벌였다.

얀은 13일 두산과의 원정경기에서 5번타자로 나와 큼지막한 연타석 홈런포를 쏘아올리며 팀의 6-4 승리를 이끌며 오랜만에 중심타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4회와 5회 터진 두 홈런 모두 타 구장이라면 장외로 날아갈 135m짜리 대형 아치. 얀은 전날까지 멕시칸리그에서 99년과 2000년 연속 홈런왕에 오른 경력이 무색하리 만큼 철저히 무기력했었다.

롯데가 마해영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데려온 얀은 시범경기에서 홈런 1개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4번중 한번은 삼진으로 물러났고 타율은 0.213에 불과, 코칭스태프를 실망시켰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조기 퇴출설까지 돌았지만 다행히(?) 동료 칸세코가 상대적으로 더 부진, 무사히 그라운드에 설 수 있었다.

정규시즌에 들어와서도 전날까지 중심타자로서는 낯을 들기 어려울 정도의 타율0.217, 2타점을 기록했고 안타도 모두 단타에 불과하며 좀처럼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시원한 홈런 2방으로 손맛을 본 얀이 꾸준한 활약을 펼쳐준다면 팀 방어율 1위(2.70)의 막강 마운드를 보유하고 있는 롯데로서는 호랑이에 날개를 단 격.

얀이 제 몫을 해준다면 팀 타율 7위(0.240)의 솜방망이 타선에 힘을 받고 호세가 외롭게 버티는 중심타선에도 무게를 더할 수 있는 롯데는 단숨에 상위권에 진입할 수 있는 전력으로 탈바꿈한다는 평가다.

얀은 "점점 한국투수들에 적응해 가고 있다. 이번 홈런을 계기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포부를 밝혔다.(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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