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석으로 쪼아 그린 동화세상

중앙일보

입력

대표적인 원로 조각가 전뢰진(72) 씨의 초대전이 오는 12일~5월4일 서울 청담동 쥴리아나 갤러리에서 열린다.

흰색과 분홍색의 대리석을 쪼아서 지난해와 올해에 제작한 신작들을 보여준다. '해중유영' '낙원가족' '사랑과 믿음' '하늘 나들이' 등의 제목이 말하듯 순수하고도 천진난만한 동화적 세계를 형상화했다.

그의 작품들은 풍부한 볼륨, 꽉 차있는 듯한 공간감, 담백한 색조, 덜 가공된 순박함 등이 특징. 돌고래와 함께 헤엄치는 인어공주를 담은 '해중유영' 은 동화적이고 환상적인 분위기가 돋보인다.

'낙원가족' 은 무화과 나무그늘에서 살고있는 어머니와 자녀를 그렸다. 어머니는 모성애를 상징하는 풍만한 유방과 함께 부드럽지만 엄청나게 굵은 팔을 갖고있다. 대지모신(大地母神) 과도 같은 어머니의 힘으로 낙원의 평화로움이 언제까지나 계속될 것임을 느끼게 한다.

장난감 비행기를 타고 하늘로 날아가는 오누이를 그린 '하늘 나들이' 에선 아무 위험이 없는 세상, 믿음과 천진함으로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는 세상을 구현하고 있다.

세상과 대상에 대한 사랑의 시선을 담은 작품들은 저마다 도덕적 선과 예술적 아름다움을 함께 추구하고 있다.

작가는 "나는 도시생활에서 느끼게 되는 긴장감.각박함, 이런 것들이 마땅찮다. 대자연의 품안으로 들어가 그 속에서 찾은 어떤 순수한 원리를 작품화하고 싶다" 고 말한다.

작가는 현재 예술원 회원이자 사단법인 목우회 이사장, 홍익대 미술대학 명예교수로 있다. 02-514-4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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