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민항기 시장 놓고 '공중전'

중앙일보

입력

'초음속비행기냐, 초대형비행기냐'

차세대 민항기 시장을 놓고 세계 양대 업체인 미국의 보잉과 유럽의 에어버스간의 경쟁이 치열하다.

지난해말 에어버스사가 1백70억달러가 들어가는 초대형 비행기 A380개발 계획을 내놓자 보잉이 최근 음속의 속도로 나는 소닉크루저(20XX)계획을 발표해 맞불을 놓았다.

보잉은 당초 에어버스의 A380에 대한 대응으로 기존의 747기를 개조한 5백인승 규모의 대형 버전 747x를 내놓을 계획이었으나, 경쟁기인 A380에만 65대의 예약판매가 몰리고 747x는 한대도 팔리지 않자 급히 방향전환을 선언했다.

5백인승 이상의 대형비행기 A380기는 카지노.헬스장.침대칸 등을 갖춘 '하늘의 호텔' 로 불린다. 반면 보잉의 소닉크루저는 1백75~2백50인승으로 규모는 작지만 음속(마하1)에 가까운 속도로 아시아-유럽간 비행시간을 세시간 이상 단축할 수 있다.

두 회사가 신기종 비행기로 현재 가장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곳은 미국.중국에 이어 세계 3대시장인 일본이다.

일본에선 아직 보잉이 84% 시장점유율로 절대우세를 보이고 있지만 에어버스측은 지난 5년간 전세계 점유율이 21%에서 50%로 껑충 뛴 여세를 몰아 일본시장에서 보잉을 제치고 세계 1위로 뛰어오르는 교두보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에어버스는 오는 6월 일본에 지사를 설립할 계획이며, 일본의 5개 중공업 회사에 A380 제작에 지분 7% 규모의 참여를 요청했다.

대형중공업 업체 참여를 비행기 판매로 연결시켜 일본의 두거대 항공자 일본상공(JAL)과 전일공수(ANA)의 마음을 잡겠다는 것이다.

이에 보잉도 50년 넘는 유대관계를 강조하며 차세대항공기 날개부분을 미쓰비시(三菱)중공업에 맡기는 협상을 벌이고 있다.

윤창희 기자 thepl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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