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의 올레길, 관광객 줄어 썰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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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23일 오전 10시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의 시흥초등학교 입구. 올레 1코스의 출발점으로 오전 9시를 넘으면 늘 수백 명의 관광객들로 붐비던 곳이다. 하지만 이날은 사람들 발길이 뚝 끊겨 썰렁했다. 주민 김민정(37·여)씨는 “평화롭던 올레에서 끔찍한 일이 벌어지면서 관광객들이 발길을 돌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올레길 여성 관광객의 피살 사건이 알려지면서 제주도 전역이 적지 않은 충격에 휩싸였다. 특히 제주도 대표상품인 올레길이 큰 타격을 받았다. 올레길 방문 취소도 이어지고 있다.

 앞서 올레길의 안전문제를 제기했던 제주도의회의 이선화 의원은 “우려했던 일이 현실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제주도 자치경찰단을 상대로 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올레 이용객의 65% 이상이 여성이라 안전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당시 자치경찰단은 “인력 부족으로 전체 올레 코스 중 4곳에만 경찰을 배치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올레길 대부분에 폐쇄회로 TV(CCTV)가 없는 것도 문제로 떠올랐다. 실제 피살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은 CCTV가 없어 용의자 추적에 애를 많이 먹었다.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은 23일 기자회견을 열어 ▶하절기 오후 6시, 동절기 오후 5시 이후 걷기 자제 ▶혼자 걸을 때 수시로 자기 위치와 안전 여부 가족이나 지인에게 알리기 등의 올레길 안전수칙을 발표했다. 그는 또 “올레길 도보순찰 제도와 CCTV 설치 등도 조속히 시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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