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주 신화 무너져 미국서도 국공채 '편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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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량 자산 선호 현상은 국내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도 지난해 하반기 이후 닷컴기업들의 신화가 무너지며 내재가치가 우량한 자산이나 기업에 대한 투자가 각광을 받긴 마찬가지다.

미국의 경우 우량채와 투기등급채권의 금리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7월 말 7.11%에 달하던 AAA급 회사채 금리가 지난 5일 5.93%로 1.18%포인트 하락했다.

이에 비해 투기등급인 B3 회사채 금리는 12.53%에서 12.62%로 오히려 0.09%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따라 우량채와 투기채의 금리 격차는 이 기간 중 5.28%포인트에서 6.69%포인트로 1.41%포인트나 더 벌어졌다.

이는 주식시장 침체로 투기채 발행기업의 투자 위험이 부각된데 따른 것이다.

국내에서도 미국 국공채에 대한 투자가 각광받으며 씨티은행의 경우 템플턴 인베스트먼트에서 운용하는 미국 국공채 펀드가 이 은행이 판매한 전체 해외 뮤추얼 펀드의 45%인 2백77억원을 기록했다.

씨티은행 투자상품사업부 송훈 차장은 "환율 변동 위험을 피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 국공채 펀드가 인기를 끌고 있다" 고 말했다.

미국 주식시장에서도 우량 기업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그동안 인터넷 열풍 등으로 수익성이 검증되지 않은 채 주가가 급등했던 야후.아마존닷컴.이베이 등 인터넷 기업들의 주가가 지난해 하반기 이후 곤두박질친 반면 가치주로 인식돼 온 코카콜라.시티은행 등은 비교적 견고한 주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대증권 전종우 수석연구원은 "미국에서는 지난해 우량자산 선호 현상이 두드러졌으며 올해에는 자금의 단기 부동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고 지적했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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