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제2도시서 격렬한 시가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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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시리아에서 ‘피의 라마단’이 시작됐다. 정부군은 라마단 기간에 테러집단의 뿌리를 뽑겠다며 대대적인 진압작전에 나섰고, 시민군은 라마단을 승리의 달로 만들겠다며 게릴라전으로 맞서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21일(현지시간) “정부군이 수도 다마스쿠스를 다시 장악하기 위해 무장 헬기와 탱크를 동원해 무차별 공격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서방국가 외교관은 로이터에 “알아사드가 다마스쿠스 사수를 위해 병력을 이동시키기 시작했다”며 “그는 스스로를 ‘환자의 주요 장기를 살리기 위해 팔다리를 포기하는 의사’에 비유했다”고 말했다.

 시리아 금융과 상업의 중심지인 제2의 도시 알레포에서도 격전이 발생했다. AP통신은 “알레포는 아직까지 정부에 충성하는 세력이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폭탄공격 성공 등으로 다마스쿠스에서 자신감을 얻은 시민군이 알레포에 입성해 도심인 살라헤딘에서 집중적인 공격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또 “알레포 중심부에서 이런 충돌이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시민군의 거점인 중서부 도시 홈스에서도 교전이 벌어졌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인권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지난해 3월 반정부 시위 발생 이후 1만9000여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22일 밝혔다. 이 단체는 21일 시리아 전역에서 140명이 숨졌고 20일엔 177명, 19일에는 310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추산했다. 불과 사흘 사이에 600명 이상이 숨진 것이다. 21일 밤에는 시리아군 장성 한 명이 터키로 망명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0일로 끝난 유엔 감시단 활동을 30일 더 연장했다.

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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