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는 텁텁해? … 맥주 같은 ‘거품 막걸리’ 나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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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품 막걸리가 나온다. 막걸리 특유의 텁텁함까지 없앤 맥주 같은 막걸리다.

 국립농업과학원은 18일 거품 막걸리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서울 홍익대 앞 막걸리 전문 주점 등에서 소비자 선호 조사를 한 후 제조업체에 기술을 이전할 계획이다.

 거품 막걸리는 제조 공정에 가열 단계를 추가해 단백질 분해를 억제하는 방식으로 만든다. 남아있는 단백질은 발효 과정에서 생기는 탄산을 감싸는 보자기 역할을 한다. 기존 막걸리도 흔든 후 병 뚜껑을 열면 거품이 생기지만 곧 없어진다. 그러나 거품 막걸리는 단백질 보자기로 인해 잔에 따른 후에도 거품 층이 2~3분간 유지된다. 생맥주처럼 큰 밀폐 용기에 담아서 노즐을 통해 그때그때 따라 마실 수도 있다. 속칭 ‘막소사(막걸리+소주+사이다)’를 즐기는 애주가라면 사이다의 단맛을 뺀 ‘막소’로 활용할 수 있다.

 농과원 측은 거품을 제대로 보고 즐기려면 기존의 사발형 잔이 아닌 투명한 유리잔을 쓸 것을 권했다. 맛은 탄산 함량이 늘면서 텁텁함은 줄고 청량감은 생겼다. 침전물도 기존 막걸리의 절반 수준이다. 다만 시제품의 경우 침전물을 섞으려고 막걸리 병을 흔들었다 따면 거품이 너무 많이 나는 단점이 있었다. 전영춘 농과원 농식품자원부장은 “일반 막걸리의 맛이 무거운 느낌이라면 거품 막걸리는 가볍다”며 “20~30대 소비자와 외국인 입맛에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급증하던 막걸리 수출은 올해 1~6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 감소하며 인기가 주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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