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R-PC방협회 협상 장기화될 듯

중앙일보

입력

온라인 게임 `포트리스2블루''의 유료화 재협상 문제로 마찰을 빚고 있는 PC방 협회인 인터넷PC문화협회(회장 허명석. 이하 협회)와㈜CCR(대표 윤기수)이 대화의 채널을 단절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사태가 장기화될조짐이다.

2일 CCR측 관계자는 "현재 정상요금을 내는 온라인 과금시스템(CMS)에 등록한 PC방이 1만개를 넘어섰다"며 "협회는 CCR의 유료화 요금협상의 부분일 뿐 주 협상대상이 아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 1월 문화관광부의 중재하에 양측이 교환한 합의서는 `휴지조각''이 될 위기에 처했다.

즉 포트리스2블루를 서비스하지 않을 경우 매출에 당장 심각한 타격을 입는 PC방이 결국 포트리스2블루 불매운동을 선언한 협회의 방침에 따르지 않는 것은 `불보듯 뻔한'' 결과라는 것. 실제로 지난달 30일 재협상결렬이 보도되자 각 PC방이 CMS에 등록하기 시작해하루 3천~4천개의 PC방이 CCR의 정상요금 부과를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신규 등록하고 있다.

CCR은 2일 0시부터 CMS에 등록하지 않은 PC방에 포트리스2블루 서비스를 중단시킨 상태다.

CCR의 이러한 `배짱''은 유료화를 시작했을 때 협회의 방침을 어기고 유료화에가입하려는 PC방을 접수하는 대리점 역할을 한 전국 10개 총판을 통한 유통망이어느정도 자리를 잡고 있다는 계산이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CCR은 이들 총판에게 접수 실적에 따라 일정 수익을 주면서 해당 지역 PC방을대상으로 CCR의 입장을 홍보하는 채널로 이용했었다.

이에 대해 협회측은 "아직 재협상이 시작되지도 않았는데도 일방적으로 서비스를 중단하는 것은 애초부터 협회와 재협상의 의지가 없었다는 것"이라며 "불안해진회원 PC방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고 말했다.

협회 관계자는 "CCR이 재협상의 의지가 없는 만큼 협회도 불매운동 등으로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수익성이 보장된 게임을 독점하고 있는 CCR이 영세한 PC방을 `고사시키는 방식''으로 자신의 유료화 계획을 강행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서울=연합뉴스) 강훈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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