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엔 인강 오후엔 국·영·수 … 자신의 공부 패턴 따라 시간표 짜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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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학교 생활에서 벗어날 수 있는 3~4주의 시간이 주어지지만 해방감을 느끼는 시간은 잠시. 2학기에 성적을 올리고 싶은 학생들에겐 어느 때보다 더 바쁜 시간이다. ‘2012 공부의 신 프로젝트’에 참여한 중·고생들에게 대학생 멘토가 성공적인 여름방학을 보내는 계획 세우기 노하우를 전했다.

 

서울 원촌중 2학년 김예원양

중학생=김예원(서울 원촌중 2)양의 여름방학 목표는 수학공부와 독서다. “가장 어려운 과목이 수학이에요. 몰라서 틀리고, 아는 문제도 실수로 틀리는 경우도 많아요. 방학 때 열심히 공부해 자신감을 얻고 싶어요.”

 멘토 한송미(아주대 생명공학과 4)씨는 ”복습과 예습을 철저히 해 수학에 감을 익히자”고 말했다. “여름방학 3주 동안 복습 1주, 예습 2주로 나눠 각각 교과서와 문제집을 한 권씩 끝낸다는 생각으로 공부하라”고 조언했다.

 1학기 배운 내용을 복습할 때는 이미 풀어둔 문제집을 활용하라고 권했다. “지난 학기 중간·기말고사를 치르면서 풀어본 문제집을 다시 살펴보면서 반복적으로 틀렸던 난도 높은 문제 위주로 복습하라”고 설명했다. 한씨는 “학기 중에는 시험에 나올 법한 문제들만 풀어보고 넘어가게 되는데, 방학 땐 시간을 갖고 복잡한 문제들을 풀어보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수학 교과서를 일독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1학기 교과서 목차를 펼쳐놓고 주요 개념과 정의들을 머릿속에 떠올려 보라”며 “맥락이 잡히지 않는 단원은 내용을 다시 꼼꼼하게 읽고 문제도 풀면서 부족한 부분을 채우라”고 말했다.

 예습은 EBS 인강을 추천했다. 아직 배우지 않은 단원을 혼자 공부하기엔 무리가 따르기 때문이다. 한씨는 “인강이건 문제집이건 나에게 맞는 하나만 반복해 듣는 게 시간도 절약되고 공부 집중도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예습의 범위는 2학기 중간고사 단원까지로 정했다. 한씨는 “진도가 다소 빨리 나가더라도 중간고서 범위 안에서 반복하면서 2학기 시작을 자신 있게 할 수 있을 정도면 된다”고 조언했다.

 독서 계획에 대해서도 한씨는 “한국단편소설을 시대별로 묶어 읽고 메신저에서 만나 주요 내용에 대한 대화를 나누기로 했다”고 말했다. “고교에 가면 한국단편소설들이 수능 모의고사에 자주 등장하는데, 내용을 알고 있으면 언어 영역에 자신감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시대별로 나눠 읽는 이유는 “시대적으로 비슷한 작품을 함께 읽으면 시대상황과 작품 분위기, 배경지식을 쉽게 익힐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예비 고3=“이번 방학 동안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너만의 공부법을 꼭 찾아야 해. 언니가 도와줄게.”

안세영(연세대 법학과 4)씨는 멘티 심소라(경기도 토평고 2)양에게 여름방학 동안 ‘내게 맞는 공부법 찾기’를 목표로 정해줬다. 문제집을 몇 권 풀고 책을 얼마나 읽을 것인가 같은 세부적인 목표는 뒤로 미뤘다. 안씨는 “방학 동안 여러 공부 방법들을 적용해 보면서 자신에게 맞는 방식을 찾아내면 고3 때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다”며 “이를 위해 혼자 공부하는 시간을 최대한 많이 확보해 두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안씨가 짠 계획은 이렇다. 하루 24시간 중 수면 6시간, 식사하고 기타 쉬는 시간을 5시간으로 잡으면 13시간이 학습 가능한 시간이 된다. 이 시간 동안 같은 방식으로 공부하면 쉽게 지루해지고 공부 효율도 떨어진다. 안씨는 “13시간을 세 가지 영역으로 나누라”고 조언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오후 7시부터 밤 11시까지 시간을 구분해 공부방법을 다르게 적용하라는 조언이다. 그는 “3~4시간씩 한 영역으로 묶어두고, 1시간30분~2시간은 학원 수업이나 인터넷 강의(인강) 듣기에 치중하고 나머지 2시간 정도를 자습에 쏟으면 된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공부법을 찾기 위해서는 자습시간을 다양하게 활용해 봐야 한다. 안씨는 “나는 전형적인 저녁형 인간”이라며 “오전 10시 전에 공부하는 게 정말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방학 동안 오전 시간에는 인강을 보거나 사탐처럼 쉬운 과목 위주로 공부해 컨디션을 조절했다. 저녁 공부는 영어나 수학 등 주요 과목을 보는 식으로 계획을 세웠다. “정말 공부가 안 될 땐 오전에는 독서실, 점심 땐 학교 자습실, 오후엔 도서관을 오가며 환경을 바꾸면 긴장감과 설렘이 생겨 공부에 집중하게 된다”며 슬럼프 극복 경험담을 들려줬다. 

글=박형수 기자, 사진=황정옥 기자

 
공신 멘토들이 말하는 여름방학 계획, 이렇게 짜야 성공한다

아주대 생명공학과 4학년 한송미씨

1. 구체적으로 짜라 방학 기간 전체의 목표 설정> 주간 계획> 일일 계획 순으로 계획을 세분화한다. 전체 계획이나 주간 계획은 추상적으로 짜도 괜찮지만, 일일 계획은 반드시 확인·측정이 가능하게 짜야 한다. 계획 달성 여부는 그때그때 확인하고 자신을 채찍질하거나 칭찬하는 도구로 삼아야 한다.

2. 공부는 다이어트처럼 하라 공부와 다이어트의 공통점은 이런 것이다. 평소에 열심히 하다가도 한 순간 유혹에 넘어가고 나면 자포자기하게 된다. 하루 이틀, 계획을 못 지킨 날이 생기더라도 방학 전체를 포기하지 말고 초심으로 돌아와 다시 시작하는 게 성공의 관건이다.

3. 공부 과목, 공부 방식을 다양화하라 영어나 수학에 몰입하겠다는 계획은 실패하기 십상이다. 한 과목만 공부하다가는 쉽게 지루함을 느껴 효율이 떨어지게 된다. 최소한 세 과목 이상 바꿔가며 공부해야 학습의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고 공부에 탄력이 붙는다.

4. 휴식은 충분히 취하라 잠을 줄이거나 휴식을 포기하는 건 공부를 포기하는 것과 같다. 수면 시간과 휴식 시간을 확보하는 데도 노력이 필요하다. 친구와 수다를 떨거나 컴퓨터·TV 앞에서 무의미하게 보내는 시간을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공부 시간을 철저히 지키듯 수면과 휴식 시간을 지키기 위해 평소 시간관리에 철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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