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돌풍, 정규리그도 이어질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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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약체로 분류되던 한화가 시범경기에서 파죽의 7연승을 거두며 예상 밖의 선전을 펼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문제는 예상을 뛰어넘는 한화의 무서운 기세가 정규리그에서도 이어질 수 있느냐는 것이다.

놀랄만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SK, 해태와 더불어 한화를 `3약'으로 평가하는 전문가들의 견해는 종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상하위 타선을 가리지 않고 응집력있게 터지는 팀타율 1위(0.310)의 화끈한 방망이가 나약한 투수진을 덮어두며 한화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즉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에서 빛을 발하는 것은 변수가 많은 타력보다는 역시 투수력이라는게 야구계의 정설인 점을 감안하면 상승세가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것이다.

한화 마운드를 돌아보면 불안하기 그지 없다.

이광환 감독을 가장 괴롭히는 것은 2년차 조규수를 빼놓고는 확실한 선수가 없는 선발투수진. 지난시즌 13승을 거두며 건재를 과시한 송진우는 선수협 사태의 여파로 동계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해 체력을 장담할 수 없고 용병 에반스의 공은 들쭉날쭉이어서 퇴출 대상으로까지 올라 있다.

재기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상목의 구위도 아직 확실한 눈도장을 받지 못하고 있고 3년만에 재기를 노리는 지연규도 아직 제 페이스를 못찾고 있다.

중간계투로 나서 지금까지 제 몫을 해주고 있는 현역 최고령 선수인 김정수와이상군의 투혼도 언제까지 이어질 지 장담할 수 없다.

나이를 감안하면 시즌 막판에는 아무래도 체력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고 부상도 두려운게 사실이다. 지금까지는 마무리로 합격점을 받은 누네스만이 이 감독의 유일한 위안거리일정도다.

하지만 한화가 너무 과소평가되고 있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도 철저한 선수관리와 자율야구로 정평이 나 있는 이 감독을 새사령탑으로 맞아 팀 분위기가 좋고 노장 선수들도 편안하게 경기에 임할 수 있다.

또 투타의 핵인 송진우가 송지만이 시범경기에 출장하지 않으면서도 지금의 성적을 거둔 것은 정규시즌에서 우승까지는 아니더라도 올시즌 순위 판도에 중요한 변수로 등장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역대 시범경기에서 유일하게 1위를 차지했던 99년 역시 유일하게 챔피언자리에까지 올랐던 경험도 선수단의 사기를 끌어올리는데 큰 몫을 하고 있다.

한화가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고 정규시즌에서도 돌풍을 이어갈 수 있을지 팬들의 눈은 벌써부터 시즌 개막을 향해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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