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출정식 컨셉트는 다양한 계층과 소통 … 한쪽선 반값등록금 시위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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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전 10시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광장은 약 4000명의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지지자들로 꽉 찼다. 이들 앞으로 박 전 위원장이 빨간색 재킷에 회색 정장바지 차림으로 오전 10시40분쯤 등장했다. 단상에 오른 박 전 위원장은 시종 단호한 표정으로 연설을 했다. “국정운영 기조를 ‘국가’에서 ‘국민’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할 땐 주먹도 불끈 쥐었다. 광장에 모인 지지자들은 박 전 위원장이 연설하는 동안 태극기를 흔들며 ‘박근혜’를 연호하거나 ‘옳소!’를 외쳤다. 15분가량 이어진 연설 중 약 60회의 박수가 나왔다.

 이날 출마선언식의 컨셉트는 ‘국민과의 소통’이었다. 박 전 위원장은 연설 도중 ‘국민’이란 단어만 80회를 언급했다. 대권 행보의 키워드인 ‘행복’은 26차례, ‘꿈’이란 표현도 18회 등장했다. 5년 전 출마 선언문에 ‘선진국’이란 말이 자주 등장했었던 것과 대비된다. 박 전 위원장이 자신이 직접 고른 ‘행복을 주는 사람(해바라기)’이란 노래를 시민들과 합창하는 행사도 있었다. 같이 노래를 부른 사람들은 4·11 총선 유세 중에 만난 사람들이었다. 출마선언식 후 박 전 위원장은 기자회견 장소로 이동하면서 기자들에게 농담을 하는 등 여유 있는 모습이었다.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땀을 훔치는 그에게 한 기자가 “땀을 많이 흘린다”고 하자 “땀을 흘리는 게 다행이다. 강아지는 땀을 흘리지 못해 더울 때 혀를 내밀며 헐떡이지 않느냐”고 했다.

 박 전 위원장 캠프는 다양한 연령층이 모이길 희망했다. 홍사덕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55세 이상의 당 중진은 박 전위원장 반경 5.5m 옆에 오지 말라”고도 했었다. 그럼에도 당 소속 중진의원들이 미리 박 전 위원장이 연설할 연단 주변에 진을 쳐 박 전 위원장 캠프 핵심 관계자가 “오늘 행사는 젊은 층을 포함해 다양한 연령층과 만나는 게 목적인 만큼 자리를 양보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광장 지지층의 주력 부대는 50·60대 이상으로 보이는 중·장년층이었다. 행사에서 박 전 위원장이 연설하는 도중에 4~5명의 대학생들이 “반값등록금 약속을 지키라”며 큰 소리로 구호를 외쳤다. 지지자들이 이들을 제지하는 과정에서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으나 경찰이 학생들을 행사장 밖으로 인도하면서 소란이 진정됐다.

이소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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