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한국신용전망 안정적"

중앙일보

입력

미국의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는 19일 한국에 대한 연례 보고서에서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은 '안정적' 이라고 밝혔다.

무디스는 "외부 충격에 대한 강력한 내성이 생긴데다 충분한 대외 유동성을 유지하는 정부 정책에 따라 현재 Baa2인 한국의 등급은 안정적" 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애널리스트인 토머스 바이언은 "다만 금융시스템의 취약성이 남아 있고 기업 구조조정이 초기 단계인 것은 문제" 라고 말했다.

무디스는 그동안 한국의 대외 여건이 우호적이어서 수출이 증가하고 경상수지 흑자를 낼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원화는 일본 엔화에 대해 절상되지 않았으며, 이는 한국의 수출 경쟁력에 도움이 됐다고 분석했다.

바이언은 "구조조정이 일부에 그친 것과 금융시스템과 기업 부문이 여전히 취약한 것은 가장 큰 신용 위험으로 남아있다" 고 강조했다. 그는 "은행 시스템의 안정성은 회복됐지만 상당한 규모의 비은행 금융부문을 포함한 금융시스템 전체는 여전히 불안하다" 며 "이같은 구조적인 취약성은 지난 2년간 표면적인 경기 회복에 의해 가려졌다" 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의 경제 성장 둔화는 유동성 부족 문제와 도덕적 해이 (모럴 해저드)
를 유발하고 위기 극복을 위한 재정 비용을 크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남북 관계도 신용등급에 반영돼 있다고 무디스는 설명했다. 바이언은 "지금까지는 한반도에 정치적, 군사적 균형이 유지되고 있다" 며 "남북 관계의 진전에 따라 신용 위험이 커질 수도 적어들 수도 있다" 고 말했다. 그는 통일이 되면 경제적.재정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정완 기자 <jw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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