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유럽 기준금리 인하 … 세계 동시다발 경기 부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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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돈을 풀기 시작했다. 중국 인민은행과 유럽중앙은행(ECB)이 5일 동시에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같은 날 영국 중앙은행(BOE)은 경기를 살리기 위해 500억 파운드(약 88조원)를 추가로 풀기로 했다.

 5일 중국 인민은행은 6일부터 1년 만기 대출금리를 0.31%포인트, 1년 만기 예금금리를 0.25%포인트 내린다고 발표했다. 지난 6월 8일 전격적으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지 채 한 달도 안 돼서다. 중국 1년 만기 대출금리는 6.00%, 예금금리는 3.00%로 조정됐다.

 이는 인민은행이 올해 안엔 기준금리를 더 내리지 않을 것이란 대다수 전문가의 예상을 깬 것이다. 그만큼 중국 경기의 둔화세가 심상찮다는 뜻이다. 중국 상반기 경제 성장률은 8%에 못 미칠 거란 전망이 많다. 대신 물가는 안정적이다.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달(3%)보다 크게 낮은 2%대 초반에 머물 것이란 전망이다. 그만큼 물가 걱정 없이 돈을 풀 수 있게 된 셈이다.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예상보다 빠른 중국의 움직임에 한국 증시가 긍정적으로 반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같은 날 ECB는 정례 금융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1.0%에서 0.75%로 0.25%포인트 내렸다. 시장의 애초 예상대로다. ECB가 금리를 낮춘 것은 지난해 11월과 12월 0.25%포인트씩 내린 뒤 7개월 만이다. 기준금리가 1.0% 아래로 떨어진 건 유로화 도입 이후 처음이다. 또 유로존 시중은행이 ECB에 맡길 때 받는 예치금리를 현재 0.25%에서 0%로 내렸다. 예치금리가 0%면 시중은행이 ECB에 돈을 넣어두는 대신 대출에 더 적극 나설 수 있게 된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유로존 경제 성장은 여전히 취약하고 불확실성이 심화돼 투자심리를 짓누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통화회의를 연 영국 중앙은행은 기존 3250억 파운드의 자산 매입 프로그램을 3750억 파운드로 확대하는 조치를 내놨다. 기준금리(0.5%)는 동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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