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피맨닷컴, MP3플레이어 로열티 대기업 제외 논란

중앙일보

입력

지난 1월 MP3 플레이어 제조법에 대한 발명특허를 취득한 ㈜엠피맨닷컴(대표 문광수)이 대기업을 제외한 채 중소 MP3 플레이어 제조업체에만 특허료 부과를 통보해 논란을 빚고 있다.

엠피맨닷컴은 최근 발송한 협조공문에서 "엠피맨닷컴이 MP3 플레이어 제조법에 대한 특허를 등록했으므로 타 업체는 일정한 로열티를 지급해야 하고 로열티 지급은 소급 적용된다"고 밝히고 로열티 부과에 따른 생산실적과 매출내역 전달을 요구했다.

그러나 엠피맨닷컴은 이러한 협조공문을 국내 MP3 플레이어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에는 발송하지 않고 중소 MP3 플레이어 제조업체인 유니텍전자와 디지탈웨이 등 3곳에만 전달해 해당 업체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이에 앞서 엠피맨닷컴측은 이달 초 국내 10여개 MP3 플레이어 제조업체 전체에 로열티 지급을 통보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었다.

엠피맨닷컴의 법률 대리인인 이진우 변호사는 18일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경우 자체생산을 하지 않고 주문자상표 부착방식(OEM)으로 판매하는 유통사이므로 대표적인 MP3 제조업체에 먼저 발송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이어 "OEM으로 판매하는 대기업은 납품 업체와의 계약관계를 파악한 후 곧 통보를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해당 업체에서는 "실제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대기업에는 정식통보를 하지 않은 채 중소기업에만 일방적인 통보를 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이는 경쟁 생산업체에 가격우위를 점한 후 대기업의 유통망을 확보하려는 속셈이 아니냐"고주장했다.

즉 엠피맨닷컴이 비슷한 규모의 중소 경쟁업체에는 로열티 부과를 강행하는 한편 대기업에게는 협상의 여지를 남겨 놓았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또 "MP3 플레이어 시장에서 경쟁국가인 미국, 일본 등 외국에서는 부과하지 않는 로열티를 국내 업체에만 적용하는 것은 `제 살 깎아먹기식 집안싸움'에 불과하다"고 우려했다.

엠피맨닷컴은 미국의 MP3 플레이어 제조업체인 소닉블루사와 공동으로 국내특허와 미국내 특허를 동시에 출원했으나 국내특허 취득과는 달리 현재 미국내 특허 취득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서울=연합뉴스) 강훈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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