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재도약 꿈꾸는 과거 스타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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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주저 앉을 수는 없다.'

트레이드, 부상, 나이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시련을 겪었던 선수들이 혹독한 동계훈련을 통해 화려한 재기를 꿈꾸고 있다.

가장 주목을 끄는 선수는 트레이드와 부상으로 그라운드를 떠났다 올시즌 복귀한 손혁(해태)과 지연규(한화). 지난해 3월 LG에서 해태로 트레이드되자 이에 반발, 은퇴를 선언하고 미국으로 떠났던 손혁은 부활을 노리는 해태 마운드의 선봉장으로 돌아왔다.

은퇴 선언 전, LG에서 98년과 99년 2년 연속 두 자리 승수를 올렸던 손혁은 복귀 후 누구보다도 열정적으로 훈련에 임해 1년의 공백을 뛰어 넘고 3년 연속 10승을 거둔다는 각오다.

아마추어 시절 국가대표 간판투수로 활약하고 92년 빙그레(한화 전신)에 당시팀 최고액 신인으로 입단했던 지연규는 96년까지 5시즌동안 통산 3승4패의 초라한 성적표만을 남기고 어깨부상으로 98년 유니폼을 벗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한화의 신인 테스트를 통해 재입단한 32세의 `노장 신인' 지연규는 3년간의 공백이 무색하리만큼 시속 145㎞에 이르는 강속구를 뿌리며 투수난에 허덕이고 있는 한화 마운드의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조규제와 강혁(이상 SK)은 트레이드의 눈물을 삼키며 올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통산 방어율 2.67에 39승137세이브를 거둔 백전 노장 조규제는 지난해 현대에서 어깨부상으로 9경기에 나서 승패를 기록하지 못한 뒤 SK로 트레이드 됐다.

하지만 이제는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 친정이나 마찬가지인 SK에서 지난 시절의 영광을 재현할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93년 프로와 아마야구 사이에 이중등록 파문을 일으켜 영구제명까지 당했다가 우여곡절 끝에 99년 두산에 입단했던 강혁은 지난해 타율 0.266, 6홈런, 34타점을 기록하며 제 몫을 했음에도 구단에서 방출당한 설움을 화끈한 방망이로 보상받는다는 다짐이다.

또 선수협사건과 관련, 유니폼을 갈아입어야 했던 심정수(현대)와 마해영(삼성)도 모든 서운한 감정을 가슴에 묻어두고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길은 `실력' 뿐이라는 각오로 훈련에 임하고 있다.

지난시즌 부상으로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하다 시즌 막판 부상에서 복귀, 인상적인 투구를 펼쳤던 염종석(롯데)은 선수협 소용돌이 속에서도 훈련에만 몰두하며과거 에이스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하지만 역시 부상에 시달리다 플레이오프에서 맹활약했던 박명환(두산)은 전지훈련 도중 별 이유없이 팔꿈치에 통증이 와 올시즌 활약이 불투명해졌다.

이 밖에도 구단과의 기싸움에서 밀려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싸움닭' 조계현(37.두산)과 한화에서 새로운 야구인생을 시작하는 현역 최고령 투수 김정수(39)도 나이를 잊고 훈련에 몰두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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