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 업계 최대 미스테리 '3G의 진실'

중앙일보

입력

2주전, 퀄컴 CEO인 어윈 제이콥스(Irwin Jacobs)는 ''3G''라는 정의하기 어려운 개념을 손수 해석했다.

그는 이번 주 퀄컴 연례 회의에 참석한 투자자들에게 "실험용 모뎀을 사용해서 내 핸드헬드를 근처의 베이 스테이션에 연결시키려고 칸느 영화제 행사장을 헤매고 돌아다녔다"고 말했다. 비디오가 그의 장비로 스트리밍됐으며, 그는 웹을 서핑하고 사설 기업 네트워크에 연결시켰다.

지금까지 대역폭 라이선스, 인프라 구축, 연구개발에 소요된 수십 억 달러 덕분에 제이콥스는 차세대 무선 장비로 진출할 수 있었다. 그런데 우리들은 언제쯤이나 우리의 미래를 생각해볼 기회를 갖게 될까?

해답은 많은 사람들이 과대선전과 런칭 지연을 비난하고 있는 표준과 칩셋만큼이나 분명하다. 일부 산업 애널리스트들은 3G, 즉 제 3세대가 오는 5월 일본에서 제한된 릴리즈로만 나온다고 말한다.

어떤 이들은 이미 한국에 3G가 존재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또 어떤 사람들은 미국 캐리어인 스프린트와 베리존 와이어리스가 올 연말쯤 미국인들에게 3G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예견한다.

W.R. 햄브레트(W.R. Hambrecht) 애널리스트인 피터 프리드랜드는 "캐리어들은 라이선스에 엄청난 비용을 들였다. 제조업체들은 핸드셋을 만드는데 많은 돈을 투자했다. 따라서 반드시 그런 비용을 정당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도대체 언제쯤이면 3G가 제자리를 잡을 것인가? 이러한 의문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지난 주 제이콥스 자신이 퀄컴과 다른 기업들의 일부 3G 제품의 런칭이 지연되는 것에 대해 우려의 뜻을 비치고 난 다음부터는 특히 더 그랬다.

최신의 기술 유망주에 더 이상 현혹되지 않는 금융 애널리스트들은 텔레콤 기업들이 유럽에서 3G 네트워크를 운영하기 위해 대역폭 라이선스 대가로 지불한 1천억 달러와 최근 미국의 경매에서 지불한 180억 달러를 보상할 수 있는 방법을 어떻게 찾을 것인지를 의아하게 생각해왔다.

3G 기술의 출현이 머지않은 것같지만, 거의 모든 차원의 무선 먹이연쇄는 공급하느냐 아니면 위험을 각오하고 지연시키느냐 하는 가중된 압력을 받고 있다.

바닥권에 근접?

하지만 이 시장이 이미 무선 업체들의 주식 가치를 떨어뜨리는 형태로 제살깎기를 해왔다는 사실을 이해하기까지 너무나 많은 충격이 있었다.

프리드랜드는 "어느 정도, 우리는 바닥권에 근접해있다"고 밝혔다.

미국 캐리어인 베리존 커뮤니케이션은 보스톤에서 3G 네트워크를 테스트하고 있으며, 예전에 이 회사 CEO는 2002년에 이 서비스를 미국 소비자들에게 런칭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일부 산업 관측통들은 그의 말을 믿지 말라고 충고한다. 한 네트워크 장비업체 대변인은 "미국 전체를 일반화시켜 말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CDMA 디벨롭먼트 그룹 이사인 페리 라포지(Perry LaForge)는 "3G를 출시해야 한다는 압력이 너무 크다"고 밝혔다. 퀄컴의 CDMA는 차세대 핸드헬드 장비를 구동시키기 위해 개발된 수많은 기술 표준 중 하나다.

최대의 무선 전화 메이커인 노키아 대변인인 조 배러트는 "거기에는 언제나 압력이 존재했다"고 말했다.

3G는 어디에?

퀄컴은 3G가 자사의 비디오 스트리밍, 단문 메시징 서비스 모두에 이미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CDMA2000 칩 메이커들은 작년부터 한국통신이 퀄컴 칩을 사용한 삼성 핸드셋에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한다. 일부 표준단체들은 CDMA2000 칩이 충분히 3G로 인식될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

NTT 도코모도 차세대 기술 발표가 머지 않았다. 일본 텔레콤 대기업인 도코모는 지난 주 3G 지연에 대한 우려 속에서 자사 최초의 차세대 서비스를 오는 5월부터 고객들에게 런칭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하지만 라포지는 대단한 런칭을 기대하지 말라고 충고했다.

"그들은 땅에 깃발을 꽂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우리가 여기 있다, 우리는 시한을 지켰다''는 것을 선언하는 것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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