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식 욕실’… 369만원 들이면 하루 만에 뚝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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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샘이 새로 출시한 건식 욕실은 공장에서 벽체와 바닥재를 미리 만들어 시공하기 때문에 하루면 공사를 마칠 수 있다. [사진 한샘]

한샘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건식 욕실’을 출시했다. 국내 욕실의 90%는 타일을 붙인 습식이다. 건식은 타일을 쓰지 않는다. 그래서 타일 사이 이음매(줄눈)가 없다. 물이 괼 곳이 없어 그만큼 배수가 잘되고, 욕실이 마른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고 해서 ‘건식’이라 하는 것이다.

 한샘 최양하 회장은 27일 “한샘이 1970년대 초 부엌공간의 선진화를 이끈 것처럼 이번엔 시스템욕실을 통해 욕실문화의 선진화를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출시한 제품 브랜드는 ‘하이바스(Hi-bath)’로 베이지색의 샤워 파티션형과 브라운색의 욕조형 두 가지다. 샤워 파티션형이란 욕조 대신 샤워 부스가 있는 것을 말한다. 가로 2.5m×세로2.5m의 욕실 설치 비용은 369만원.

 한샘이 부엌·거실·서재에 이어 욕실에 주목한 것은 주거문화의 변화 때문이다. 최근 개인주의나 노령화 등으로 주거 공간에서 안방에 이어 거실·부엌을 거쳐 욕실도 점점 중요해져 가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기존 욕실의 리모델링은 시공기간도 길고 시공비도 만만치 않아 엄두를 내기 어려웠다.

 이에 비해 건식 욕실은 시공한 지 하루만 지나면 곧장 사용할 수 있다. 벽면은 특수시멘트 소재인 마그네슘 보드에 특수 수지를 씌웠다. 천장과 바닥은 특수 플라스틱으로 만들었다. 한샘 최진호 시스템바스사업부장은 “건식 욕실에는 40여 년간 한샘이 쌓아온 홈 인테리어 노하우를 모두 담았다”고 했다. 변기와 세면대, 욕조 크기와 높이, 수도꼭지, 샤워기의 위치 등을 사람의 신체 치수에 따라 사용하기 편하게 디자인했다는 것이다. 설계뿐 아니라 시공과 애프터서비스(AS)도 한샘이 맡는다. 기존 욕실 공사가 시공업자의 실력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고 영세 시공업자가 많아 AS 받기가 어려웠던 점을 개선한 것이다.

 한샘은 건식 욕실 ‘하이바스’를 26일 밤 70분 동안 롯데홈쇼핑을 통해 처음으로 판매했다. 이 방송에서는 당초 준비했던 1000세트가 모두 팔렸다. 최진호 사업부장은 “욕실문화가 발달한 유럽이나 일본은 대부분 건식 욕실을 사용한다”며 “국내에서도 건식 욕실에 대한 수요가 많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라고 말했다.

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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