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중도금 대출 시장 경쟁 치열

중앙일보

입력

아파트 중도금 대출 시장도 뜨겁다. 금리가 떨어져 돈 굴릴 곳을 찾지 못하는 은행.보험회사들이 아파트 분양현장과 건설회사를 찾아다니면서 '대출세일' 에 한창이다.

금융권은 분양 아파트는 공사 중이어서 아직 실체가 없지만 담보가치가 높아 신규 아파트 시장을 황금어장으로 보고 있다.

주택업체와 소비자들도 지난해 상반기보다 대출금리가 연 1%나 떨어지고 상환기간이 길어지는 등 대출조건이 한결 나아지자 부담없이 대출을 이용하고 있다.

6일 분양을 시작한 서울 구로동 LG아파트(2백99가구)의 중도금 대출에는 주택.국민.신한.하나.한미 등 5개 은행이 제안서를 냈다.

LG건설은 이들 은행 가운데 이자를 연 8.2%(변동금리)로 가장 싸게 제시한 신한은행을 골랐다. 38평형 분양계약자는 분양가(3억6천만원)의 60%인 2억4천만원까지 빌릴 수 있다.

월드건설이 서울 등촌동에서 내놓은 1백여가구에도 5개 은행이 덤벼들었다. 분양가의 80%까지를 연 8.4%(변동)로 대출하는 조건이다.

외환은행은 아예 모델하우스에 상주하면서 융자한도.상환조건 등에 대해 상담해주고 있다. 그동안 기피했던 주상복합아파트에까지 중도금대출이 이뤄지고 있는 것도 특징.

대림산업이 지난달말 서울 구의동에서 내놓은 '대림아크로리버' 주상복합아파트 계약자에 대해 삼성생명이 연 8.8%(고정금리)로 중도금을 빌려주고 있다.

주택은행은 지난달 말 현재 23만5백여건, 6조1천1백억원(누계)의 중도금을 아파트 분양계약자에게 대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금액기준으로 1조5천억원이나 늘어난 것이다.

◇ 중도금 대출〓은행이 아파트 분양계약자에게 중도금을 빌려주는 것. 분양계약자에게 개별적으로 내주는 아파트 담보대출과 달리 건설사가 소비자들로부터 신청받아 일괄적으로 처리한다.

담보가 없기 때문에 보통 주택회사가 연대보증을 선다. 따라서 신용도가 높은 건설회사일수록 은행들이 좋아한다.

황성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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