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자금 투입 제일은행 스톡옵션 추진 논란

중앙일보

입력

4조9천억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제일은행이 임원들에게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제일은행은 오는 16일 주총에서 호리에 행장을 비롯, 이사진에 스톡옵션을 주는 방안을 안건으로 올리겠다고 금감위와 예보에 최근 통보했다.

규모는 호리에 행장의 10만주를 포함해 총 40만주며, 행사가격은 주당 6천~7천원으로 알려졌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제일은행은 정부가 나서 부실을 모두 털었기 때문에 당장 주식거래가 재개되면 주당 2만원은 될 것" 이라며 "임원들이 주식을 팔 수 있는 3년 뒤에는 수십억원대의 차익을 볼 것" 이라고 주장했다.

예보와 금감위는 내심 못마땅해하는 눈치다. 막대한 공적자금을 투입했고 추가로 발견된 부실까지 정부가 떠안았으므로 제일은행이 올린 이익(1999년 3천억원)을 현 경영진의 성과로 보기 어렵다고 보기 때문이다.

스톡옵션 행사가격 산정 권한을 가진 금감위 관계자는 "아직 행사가격 기준을 정하지 않았다" 고 말했다.

그러나 제일은행측은 "공적자금 투입 효과는 지난해로 끝났고 스톡옵션은 앞으로 잘 해서 주가를 올리라는 뜻이므로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는 이사진에 스톡옵션을 주는 것은 당연하다" 고 주장했다.

제일은행은 또 "거래정지 당시 주당 가격 2천원을 감안해 행사사격을 정할 것" 이라고 덧붙였다.

최현철 기자chd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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