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처럼 대화하는 컴퓨터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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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개월짜리 아기 만큼 대화할 수 있는 능력을가진 컴퓨터 프로그램이 개발됐다고 영국 BBC 방송이 지난 28일 보도했다.

이스라엘에 있는 `인공지능 기업''(Ai)은 사람의 대화를 제대로 흉내낼 수 있고,15개월짜리 유아의 어휘력과 언어이해력을 가진 할(Hal)프로그램을 개발했다고 BBC방송에 밝혔다.

이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작성된 대화 사본을 받아본 사람들은 진짜 아기의대화를 기록해놓은 글을 읽는 것 같은 착각에 빠졌다고 말했다.

데스크톱 컴퓨터에서 작동 가능한 이 프로그램은 "마미(엄마), 공" 같은 아기의말을 쉽게 흉내낸다. 할 프로그램은 마치 아기의 부모처럼 이야기를 해주고, 질문에대답하는 `보호자''의 역할을 통해 대화능력을 훈련.습득한다.

이 프로그램의 학습방식은 무엇이 적절한 대답인지, 보호자의 대화스타일에 어떻게 반응해야할지를 단계적으로 배운다. 납득할만한 대답을 배우는 데는 불과 2-3일 밖에 안걸린다.

이 회사는 이 프로그램을 개선, 앞으로 5세 어린이의 대화능력을 가진 프로그램을 만들고, 다시 키보드 없이 사람들이 컴퓨터에 직접 말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지금까지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사람처럼 유창하게 말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지난 50여년간 이것이얼마나 어려운 지를 절감했을 뿐 별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기존의 대화형 컴퓨터 프로그램은 매우 조악한 기술 수준에 머물러 있다. 보통프로그램이 핵심 단어를 인지한 뒤 통계학적인 대화기법과 문법에 대한 교과서적 이해를 통해 이미 리스트에 있는 대답 중 적합한 것을 골라내는 방식이다.

Ai의 수석과학자인 제이슨 허친스 씨는 "할이 진짜로 지적 능력을 가진 것은 아니고 사람의 대화를 단순히 흉내내는 것"이라면서 "키보드에서 단순한 단어를 타이프한 다음 프로그램이 어떻게 반응하는가를 보고 많은 사람들이 매우 즐거워했다"고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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