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프로야구] 2001시즌 예상(4) - 정민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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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년 선동열이 일본에 진출했을 때 최고투수의 진출에 대해 연일 매스컴과 야구팬들이 주시했다. 이후 5년이 지났다. 이상훈이 일본에 진출한 후 국내 최고투수로 군림하던 정민태가 마찬가지로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최고투수의 일본행이 연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 "요미우리 가고파"

"나는 왜 못갑니까?". 해외진출을 원하던 정민태가 지난 99년말 강명구 현대 구단주대행과의 면담에서 눈물을 흘리며 호소한 말이다.

그 눈물의 호소는 1년후에 현실화됐다. 지난 시즌 정선수는 팀우승과 해외진출이라는 최고의 선물을 받았다. 그 포장된 선물 안에는 '도쿄행 비행기 티켓'이 있었다. 그토록 가고 싶었던 요미우리에 입단하게 된 것이다.

▶ 치열한 마운드 경쟁

최강팀 요미우리의 투수진은 화려하다. 선발진은 꽉 차서 들어갈 자리가 없다. 마무리에도 조성민, 오카지마 등과 힘겨운 대결을 펼쳐야한다.

한국에서 최고투수로 군림하던 정민태도 일본에서는 용병의 신분이다. 선발투수 대럴 메이를 제외한 나머지 한자리를 놓고 조성민, 정민철과 경쟁해야 할 판이다.

마무리 자리를 놓고 지난 18일 조성민과 동반출격한 정민태는 실망스러운 피칭을 보였다. 1이닝 4안타 2실점으로 혹독스러운 신고식을 올렸다.

▶ 부상과 퀵모션

1군진입을 다짐하는 정민태는 부상과 느린 퀵모션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몸 만들기에 열중해야될 시기에 불청객인 목 근육통이 다가와 정선수는 실전피칭과 연습경기를 일시중단해야했다. 등판예정일로 잡혀있었던 지난 14일, 22일도 건너뛰어야 했다.

정선수는 다행히 부상치료에 차도가 있어 지난 27일부터 연습피칭을 재개하기 시작했다.

정선수의 퀵모션도 도마위에 올랐다. 워낙 치밀한 야구를 구사하는 일본야구의 특성상 느린 퀵모션은 아킬레스건이다. 요미우리 투수코치들도 이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정선수는 자신의 스타일을 고수한다고 밝혔다. 주자보다는 타자에 집중한다는게 그의 주장이다.

▶ "1군 진입이 큰 목표"

"1군 진입이 올시즌 가장 큰 목표다." 정민태가 Joins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올시즌 포부다.

그만큼 1군 진입은 정선수가 넘어야할 최대과제인 셈이다.

나가시마 감독도 정선수에게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고, 매스컴에도 정선수가 일찌감치 자리를 잡았다는 보도가 잇달았다.

그의 다양한 구질과 능글능글하기 까지한 노련미 넘치는 피칭을 살려본다면 '세기(細技)의 야구'를 자랑하는 일본야구에서 적자(適者)로 남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가끔 나가시마 감독이 선발에 대한 암시를 하긴 하지만 정민태는 강력한 마무리 후보 중의 한 명이다. 시즌 개막 후 1군진입에는 시간이 걸릴 듯 하지만 한번 진입한 후에는 롱런할 가능성이 보인다. 그만큼 자기관리와 노련미에서 돋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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