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프로야구] 2001 전력분석(4) - 롯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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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바 롯데 마린스에게 있어 작년시즌은 비록 5위에 그쳤지만 많은 가능성을 남긴 해였다. 5승 17패라는 4월의 부진만 없었더라면 리그 2위가 가능했던 성적이 말해주듯 전체적으로 내용있는 시즌을 보냈고, 그동안 미완의 대기였던 고바야시,오노,후쿠우라,사부로 같은 유망주들이 가능성을 확인한 한해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올시즌은 지바 롯데가 작년시즌의 가능성을 꽃피울 수 있는 적기로 여겨진다. 작년시즌은 투타가 나란히 침체하며 하위권으로 쳐졌지만 올핸 신구(新舊),투타(投打)의 조화가 업그레이드 되었고, 스토브리그를 통한 전력보강도 알찼기 때문이다.

1. 투수진

올시즌 롯데가 가장 주목받는 이유는 일단 선발진 강화에서 찾을 수 있다. 작년같은 경우는 에이스 구로키가 기대에 못미쳤고 오노만이 제몫이상을 해줬지만 올핸 히로시마에서 민치를, 야쿠르트에서 하카미를 영입, 선발진이 대폭 강화되었다.

이중 구로키는 적어도 작년보단 나은 성적이 예상되고, 용병투수들역시 작년시즌 승수만 단순계산해도 20승(민치 12승,하카미 8승)이기 때문에 작년시즌 팀방어율 꼴찌(4.73)의 악몽을 일소할만한 투수력을 갖추었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불펜진엔 후지타,요시다 등이 있고 마무리엔 작년 철벽과도 같았던 고바야시가 버티고 있어 안정감을 더한다. 신인 중에선 좌완 가토와 언더핸드 와타나베가 벌써부터 즉시 전력감으로 주목받고 있다.

따라서 현재 롯데의 투수진의 면면을 놓고 보면 마치 이라부,힐만,고미야마의 막강 선발트리오에 가와모토, 나리모토로 이어지는 철벽 불펜진을 자랑하던 95년의 롯데 마운드를 연상시킬 정도로 짜임새가 있다.

2. 타력

타력에서도 (적어도 외형적으로는) 롯데는 퍼시픽 그 어느팀 못지않은 짜임새를 갖추고 있다. 작년시즌 도루왕 고사카(작년시즌엔 주로 9번을 맡았다)에 오무라,호리,모로즈미 등이 주축이 될 상위타선은 뛰어난 기동력을 갖추고 있고, 후쿠우라,볼릭,이시이,하쓰시바로 이루어진 중심타선의 무게역시 만만치 않다.

따라서 롯데가 작년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던 수비나 포수 쪽에서의 안정감만 보다 높인다면 퍼시픽리그에서 가장 안정적인 투타밸런스를 갖춘 팀으로서 올시즌 퍼시픽리그의 다크호스로 손색없다고 생각된다.

3. 과제

분명 올시즌 롯데는 해볼만한 전력을 갖추었지만 그래도 완벽한 믿음을 주지 못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96년부터 5년간 단 한번도 A클래스(1~3위)에 진입하지 못한 전력(前歷)이나 거의 매해 기대보다 못한 성적을 냈다는 게 마음에 걸린다.

특히 롯데는 최근 몇년간 이상하게 시즌초반을 잘 못넘기는 징크스를 보이고 있다. 그 결과 비교적 괜찮은 전력을 갖추고도 시즌만 시작되면 연패에 빠진 탓에 선수들이 의욕을 잃어 좋은 성적을 올릴 수가 없었다.

따라서 롯데에게 올시즌의 성패는 선수들이 패배의식을 얼마나 떨치느냐와 시즌초반을 얼마나 잘 넘기느냐에 달려있다고 보여진다. 비교적 젊은 선수들이 롯데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걸 감안할 때, 시즌초반만 상승무드로 이어갈 경우, 상당한 상승세를 탈 수 있을 것이다.

또하나 롯데에게 요구되는 것이 응집력이다. 롯데선수(특히 타자쪽)들은 기록에 나타난 것 이상으로 찬스나 승부처에서 고비를 못넘기는 경향이 강했다. 근성이 부족하다고도 할 수 있는데, 롯데가 올시즌 우승권에 근접하기 위해선 위기나 승부처에서의 강한 승부근성이 절실하다.

결론적으로 그동안 퍼시픽의 변방에만 맴돌던 롯데가 근 몇년만에 일단 외형적인 면에선 해볼만한 전력을 갖췄다고 평가된다. 특히 투수진의 강화는 롯데에 큰 힘이 될 것이다. 따라서 이제 롯데에게 남은 건 선수들이 얼마나 정신적으로 자신감을 가지고 시즌에 임하느냐 여부다.

<예상멤버>
- 선발투수: 구로키,오노,민치,하카미,시미즈 나오유키 등
- 불펜투수: 고바야시,후지타,요시다,다케키요,와타나베,가토 등
- 포수:시미즈 마사우미,요시스루
- 내야수:이시이(1루),후쿠우라(2루),하쓰시바(3루),고사카(유)
- 외야수:모로즈미(중),오무라 사부로(좌),오쓰카(우)
- 지명타자:프랭크 볼릭

- 장점:전체적인 짜임새,선발진 강화,강한 마무리,기동력
- 단점:불펜진의 수(數) 부족,타선의 응집력부족,수비와 포수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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