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장, 하나 또는 한미은행 합병파트너 시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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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호 신한은행장은 28일 하나은행 또는 한미은행과의 합병을 고려하고 있음을 조심스럽게 내비쳤다.

이 행장은 또 신한은행의 대형화 추진과 관련, 주주들도 동의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행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회견에서 통합가능 은행에 대해 ▲주주에게 적정배당을 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수익력을 가진 은행이어야 하며 ▲지주회사 출범 후대형화 추진이라는 신한은행의 성장전략에 부합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시중은행 가운데 최근 몇년간 주주에게 배당을 한 은행은 국민.주택.하나.한미은행 정도이나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의 경우 신한은행이 지주회사를 출범시킬 즈음에는 이미 통합이 돼 있을 시기이기 때문에 합병 파트너로는 배제될 가능성이 높다.

한미은행의 경우 지난해에는 고정이하 여신에 대해 대손충당금을 대폭 쌓아 적자를 낸 바 있어 신한은행은 내심 하나은행을 최적의 파트너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행장은 이어 자산이 클린하며 보수적인 리스크관리시스템을 갖추고 필요할때 증자를 통해 자본확충을 원활히 할 수 있는 은행을 합병대상으로 꼽았다.

이 행장은 또 신한은행의 조기합병 추진 발표와 관련, 독자생존 전략이든 대형화 전략이든 주주가치 극대화라는 경영목적에 부합하는 의사결정이라면 주주들은 믿고 이해해 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 행장은 "우리 은행 주주들은 대형화의 거센 트렌드 속에서도 신한은행의 지주회사를 통한 독자생존 전략을 믿고 이해해 줬다"면서 "대형화를 조기에 추진한다는 입장 변화에 대해서도 경영진의 판단에 동의하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신한은행은 신한지주회사가 출범한 뒤에는 다른 우량은행과의 합병을 추진하겠다고 26일 발표함으로써 2003년에나 은행간 합병을 검토하겠다는 종전의 입장에서크게 선회했다.

이 행장은 이같은 입장 변화와 관련, "저금리 환경이 생각보다 빨리 오면서 투신이나 증권상품 등 비은행 금융기관 상품의 경쟁력이 높아져 겸업화 전략의 성공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 "은행 뿐 아니라 다른 자회사의 경쟁력이 조기에 증대될 수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주종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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