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차가운 겨울공화국 시절, 노동운동은
언 땅을 뚫고 나온 작은 꽃씨 하나였다.
뜨거운 동지애 하나로 꽁꽁 언 현실에
꽃을 피우고 봄을 불러왔다.
이제 새벽이 밝아 공장의 불빛 사그라지고
밤새 들리던 미싱 소리 멎었으며
삼겹살과 함께 찬 소주 기울이는 여유도 생겼는데
오히려 더 힘든 건 왜일까?
생각 좀 다르다고 서로 선 긋고 힘으로 마구 미는
단상 점거 잘하는 철의 노동자들이나
노동자에게 돈 받고 일자리 판 일부 노조 간부를
우리의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열사는
하늘에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민주노총 내부의 폭력행사와 일부 노동조합 간부의 취업장사 등으로 노동운동의 순수성에 비판적인 시각이 생기고 있다.
김은주 (주부통신원)